미국 관세 및 리쇼어링 정책 대응…우선협상대상자 선정으로 가능성↑
추가 부지 인수 필요할 경우 최대 7000억원 투입…송도 2공장 1.5배 캐파
[미디어펜=박재훈 기자]미국의 관세 부과 및 리쇼어링 정책으로 현지 투자에 대한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셀트리온이 미국 소재 공장 인수에 나섰다. 지난 7월 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공장이 일라이 릴리의 생산 공장으로 전해지면서 향후 상업 생산 예정 시점 등에 이목이 쏠린다.

   
▲ 인천 송도 셀트리온 전경./사진=셀트리온


15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미국의 의약품 수입에 대한 관세 및 리쇼어링 압박 대응 차원에서 단기 재고 비축을 넘어 중장기 CMO(위탁생산)확장에 나선다. 미국 현지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인수에 나섬으로써 관세 리스크 제거와 ‘메이드 인 USA’ 전략의 승부수를 띄운다는 복안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7월 말 미국에 위치한 대규모 바이오의약품 원료(DS) 생산시설 인수입찰에서 글로벌 기업 두 곳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해당 공장은 미국 내 주요 제약산업 클러스터에 위치한 c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생산시설로 항암제·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등 고부가 의약품을 이미 생산하고 있다. 인수·운영 비용은 약 7000억 원 규모로 계약은 10월 초쯤 본계약 서명 후 연내 인수 및 정부 승인 마무리라는 로드맵에 맞춰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장 인수 후 첫 5년간 시설 절반 용량은 기존 오너 품목 생산에 배정하는 방식으로 즉시 현금흐름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나머지 절반은 셀트리온 주력 제품 생산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이 미국에서 판매하는 바이오시밀러는 2033년까지 총 41종, 임상 진입 신약은 2028년까지 13종으로 급증할 예정으로 현지 공장 활용도와 생산 능력 확장이 절실한 상황이다.

공장 증설도 인근 부지에서 추가 이뤄질 전망이다. 추가 부지 인수의 경우 최대 7000억 원이 추가로 투입될 수 있어 누적 1조4000억 원 투자도 거론된다. 증설이 완료되면 인천 송도 2공장의 1.5배까지 생산능력을 늘릴 수 있게 된다.

셀트리온이 인수를 추진한 배경은 명확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발언한 ‘의약품 관세 200% 부과’ 가능성과 섹션 232 수입제한 조치 등 미국 정부의 리쇼어링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현지 생산시설 확보는 관세 회피와 시장 대응력 강화를 동시에 도모하는 포석이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은 “미국 시장에서 제품을 판매하려면 결국 ‘메이드 인 USA’가 필수”라며 “이번 인수로 경제적·사업적 불확실성을 모두 해소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외부 CMO 계약만으로는 원가·공급망 리스크를 모두 관리할 수 없고 관세 정책이 확정되기 전 선제적 의사결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높인 셈이다.

   
▲ 셀트리온 송도 제3공장 전경./사진=셀트리온

현지화 전략은 셀트리온 뿐 아니라 글로벌 제약사들의 공통 과제로 부상했다. 국내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은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대부분 현지 CMO와 생산계약을 맺어왔다. 하지만 제품 라인업 확장·시장 규모 확대에 따라 자체 생산체계 구축이 필수적인 과제가 됐다.

특히 미국에서 판매할 제품이 10여 종을 넘기면 생산, 유통, 규제 대응을 모두 직접 통제하는 쪽이 효율성과 신뢰성에서 압도적이라는 분석이다. 셀트리온은 향후 미국 관세정책 변화와 메디케어 약가조정, 조달 규정 강화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현지 경쟁력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실제로 인수 공장은 주력 품목 생산 외에도 5년간 기존 오너와의 독점 CMO 계약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인수 초기 투자금 회수와 수익창출 기반을 확보하고 셀트리온 제품 생산 부분이 확대되는 만큼 미국 내 공급 안정성·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증설이 이뤄지면 후속 바이오시밀러와 신약도 관세·유통 부담 없이 현지에서 직행 생산·판매할 수 있다.

하지만 인수설비의 규제이슈, 업그레이드 CAPEX, 기술이전·밸리데이션 기간 동안의 운영리스크 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공장 인수와 운영에 필요한 총 자금은 기존 보유 현금과 금융기관 차입 등을 병행해 마련할 계획이며 미국 정부 인허가·CFIUS 심사 및 GMP 인증 등 변수가 많아 연내 성공적 인수와 연착륙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셀트리온이 인수를 확정지을 경우 자가면역 계열의 유플라이마, 짐펜트라 및 항암(베그젤마) 중심으로 생산을 전환해 로드맵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2026년 하반기 이후에는 미국 런칭 및 확대 품목에 대한 생산 리드타임 단축이 기대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현재 공장 딜 관련해서는 기존 발표 내용외에는 상세 협의가 순항 중이라고 말할 수 있다"며 "미국 공장의 경우 이전부터 관세 이슈 이전부터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수하려고 해왔던 부분으로 설루션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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