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현학술원·한국고등교육재단·크래프톤 강연 공동 주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의 현재와 미래 조망
[미디어펜=박준모 기자]최종현학술원이 한국고등교육재단·크래프톤과 함께 공동으로 주최한 강연에서 서동진 뉴럴링크 공동창업자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술의 현황과 미래 비전을 공유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앞으로 3~4년 내 건강한 일반인도 뇌 인터페이스 이식을 고민할 전환점이 찾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최종현학술원은 지난 15일 한국고등교육재단 빌딩에서 열린 강연에서 서동진 박사가 뉴럴링크의 최신 임상 사례를 공개하며, 사고나 질환으로 운동 능력을 잃은 환자들이 ‘생각만으로’ 컴퓨터와 기기를 제어하는 장면을 소개했다고 16일 밝혔다. 

   
▲ 15일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 빌딩에서 열린 최종현학술원·한국고등교육재단·크래프톤 공동 주최 특별 강연에서 서동진 뉴럴링크 공동창업자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사진=최종현학술원 제공


뉴럴링크는 일론 머스크와 서동진 박사를 비롯한 8명의 신경과학자·엔지니어가 의기투합해 세운 뇌신경과학 스타트업이다. ‘신경(Neural)’과 ‘연결(Link)’을 결합해 인간의 뇌에 칩을 심어 신호를 수집·분석하고, 이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 기계와 직접 연결하는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목표는 신경 질환 환자의 회복을 넘어 인간 능력의 확장과 새로운 차원의 경험을 여는 것이다.

서 박사는 미국의 전신 마비 환자 놀란드는 20개월 전 뉴럴링크 칩을 이식한 뒤 이제는 오직 생각으로 컴퓨터를 조작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이 사례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술이 단순한 연구 단계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환자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는 “임상 참여자들이 하루에 7시간 40분 동안 이 장치를 사용하고 있으며, 일부는 일주일에 100시간 이상 활용할 정도로 삶의 필수 도구로 자리 잡았다”며 “단순한 재활을 넘어 환자의 사회 복귀와 자아 실현을 가능케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뉴럴링크가 선보인 ‘전극 실’은 머리카락 굵기의 20분의 1에 불과하며, 뇌 운동피질에 삽입돼 뉴런의 미세한 신호를 정밀하게 수집한다. 이 신호는 무선으로 전송·압축돼 알고리즘이 해석하고, 사용자의 ‘움직임 의도’를 실시간으로 디지털 입력으로 변환한다. 

다음 달부터는 언어 장애 환자가 목소리를 되찾는 임상시험을 시작한다. 또한 ‘블라인드사이트’ 프로젝트를 통해 시각을 잃은 환자에게 전극 자극으로 시각을 복원하는 연구도 추진 중이다. 

서 박사는 “아이폰이 인류의 삶을 송두리째 바꿨듯, 차세대 아이폰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이 미래를 만들어가는 일은 결코 가볍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강연 후에는 서 박사와 정재승 KAIST 교수의 대담이 이어졌다. 서 박사는 “향후 3~4년 내에는 건강한 일반인도 뇌 인터페이스 이식을 선택하는 전환점이 올 것”이라며 “뇌-기계 연결은 결국 학습·기억 증강, 시각 복원 등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한 “우리의 목적은 인간의 고통을 줄이는 것이지만, 동시에 인간 경험의 확장을 열어갈 것”이라며 “휴대폰이 인간의 창의성을 확장했듯, 뇌 인터페이스 기술이 새로운 상상력을 불러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론 머스크와의 창업 과정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서 박사는 “머스크는 ‘미래는 저절로 오지 않는다. 시급성을 가지고 만들어야 한다’는 철학을 늘 강조한다”며 “뉴럴링크 역시 빠른 피드백과 반복을 통해 나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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