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초대 금융당국 투톱을 속속 임명한 가운데 금융위원회의 해체와 금융감독위원회(금감위) 신설안을 포함한 금융당국 조직개편안을 최종 조율했다. 새 정부의 금융팀 진용이 갖춰지고 조직개편 장기화에 따른 수장 공백 우려가 불식되면서 하반기 금융 공공기관의 인사 태풍이 예고된다. 주요 금융지주 가운데선 올해 신한과 우리금융이, 내년엔 KB금융 수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금융사 CEO 선임은 이사회 권한이지만, 정권 교체마다 정치적 외풍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만큼, 금융권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본지는 총 8회에 걸쳐 CEO의 임기중 성과와 연임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에 대해 짚어본다. [편집자주]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이 올해 3월 3연임에 성공하며 본격적인 'JB금융그룹 시즌2'를 선언했다. 김 회장은 지난 6년 간 우수한 성과와 리더십을 토대로 연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킨 동시에, '강소금융그룹'의 입지를 굳건히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
 |
|
▲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이 올해 3월 3연임에 성공하며 본격적인 'JB금융그룹 시즌2'를 선언했다. 김 회장은 지난 6년 간 탁월한 성과와 리더십으로 연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동시에, '강소금융그룹'의 입지를 굳건히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사진=JB금융지주 제공 |
김 회장은 수익성 중심의 질적 성장과 선제적 리스크 관리에 역점을 두는 '내실경영'을 지속 추진했는데, 이를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수익성 중심으로 재편했다. 이 같은 노력의 결실은 JB금융의 실적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JB금융은 올 상반기 누적 3704억원(지배지분 기준), 2분기 207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하며 각각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도 6775억원을 거둬 취임(2019년) 직전인 2018년 2431억원 대비 약 2.8배 급증했다.
주요 경영지표에서도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 수익성 지표을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자기자본수익률(ROE) 13.1% 및 총자산수익률(ROA) 1.11% 등을 기록해 동일 업종 최상위 수준을 유지했다. 김 회장의 취임 당시인 2018년 말 ROE 9.1% ROA 0.68% 실적에 견줘 각각 4.0%포인트(p) 0.43%p 급등한 값이다. 경영 효율성 지표인 영업이익경비율(CIR)도 올 상반기 35.8%를 달성했다. 이는 업계 최하위 수준이었던 2018년 말 52.3% 대비 약 16.5%p 개선된 수치다.
자본적정성 측면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지난 2018년 말 당시 JB금융의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9.0%로, 국내 은행지주사 중 금감원 권고수준인 9.5%를 미달하는 유일한 금융지주사였다. 하지만 지난해 말 CET1비율은 12.21%까지 상승해 안정적인 자본력을 확보했다.
그러면서도 김 회장은 매년 배당금 규모와 총 주주환원률을 증대시키며 주주가치 제고에 집중했다. 주당배당금은 2018년 180원에서 지난해 말 995원으로 약 4.5배 증가했다. 총주주환원률도 올해 40%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JB금융은 내다보고 있다.
이와 별도로 김 회장은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취임 이후 총 일곱 차례에 걸쳐 회사 주식을 매입했다. 올해 4월에도 김 회장은 연말 성과급의 일부를 자사주로 받고, 시장에서 회사 주식 1만 2127주를 추가 매입했다. 이에 김 회장은 JB금융 주식 총 16만주(발행주식의 약 0.08%)를 보유하게 됐다. 이는 올해 4월 기준 7대 금융지주 회장 중 가장 많은 자사주 보유 실적이다.
이 같은 다방면의 노력에 힘입어 주가도 크게 상승했다. 취임 당시인 2019년부터 2021년 1분기까지 주가는 5000~6000원대를 오르내리는 수준에 그쳤는데, 2023년 1월 주가가 처음으로 1만원을 돌파하며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후 등락을 거듭하던 JB금융 주가는 지난해부터 본격 상승곡선을 그렸다. 1월 1만원대에서 6월 1만 4000원대까지 치솟았고, 지난해 말(12월 3일)에는 첫 2만원 돌파를 기록했다. 올해도 주가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은데, 지난 7월 14일 당시 주가는 2만 5300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세에 힘입어 김 회장은 경쟁력 있는 수익기반을 더욱 고도화 하고, 시즌2 전략의 일환으로 신규 핵심사업 발굴에 집중할 방침이다. 김 회장은 올해 3월 열린 주총에서 시즌2 전략으로 △국내외 핀테크/플랫폼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 △상호 보완적이며 공생할 수 있는 방안 모색 △국내거주 외국인 금융시장에서의 선도적 역할 등을 내걸었다.
김 회장은 "대내외 경제 여건이 불확실한 상황이지만,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성장과 수익성 중심의 내실 경영을 이어가겠다"며 "JB금융그룹의 재도약을 위한 시즌2 전략의 성공을 위해서도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성과 이면에 해결해야 할 과제도 상존한다. 우선 JB금융의 핵심 계열사인 은행부문이 이자장사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기준금리 인하기 속 금융당국의 전방위적인 대출규제로 은행권 예대금리차(대출금리-예금금리)가 커지는 가운데, JB금융은 서민금융과 중금리대출 비중이 커 거듭 타깃에 오르고 있다.
지난 7월 기준 지방은행 5개사(BNK부산·BNK경남·광주·JB전북·제주) 중 자회사인 JB전북은행의 예대차는 6.03%p를 기록해 압도적 1위를 기록했고, 광주은행도 2.79%p로 예대차가 상대적으로 컸다. 전북은행의 공시를 살펴보면 가계대출 취급액 중 정책서민금융대출 취급비중은 16.7%(평균금리 13.24%), 중저신용자 대출 취급비중은 38.2%(평균금리 12.51%)에 달한다. 반면 일반대출 취급비중의 경우 △일반 담보대출 4.60%(평균금리 4.00%) △일반 신용대출 0.5%(평균금리 5.49%) △집단대출 25.2%(평균금리 3.94%) 등이었다. 사실상 고객 포트폴리오를 서민금융과 담보대출에 집중한 데 따른 결과물인데, 여론이 이를 달갑게 보지 않는 만큼 이 같은 지적은 계속될 전망이다.
아울러 자산 건전성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JB금융의 올해 2분기 말 연체율은 1.41%로 전년 동기 0.94% 대비 약 0.47%p 악화됐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의 경우 0.91%에서 1.15%로 악화됐다. 이 여파로 JB금융의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최근 몇 년 새 급증했다. 충당금전입액은 지난 2021년까지 1000억원대에 관리됐는데, △2022년 2565억원 △2023년 4425억원 △2024년 4786억원까지 치솟았다.
지역 경기둔화에 따른 부실이 매분기 증가하는 가운데, 정부와 금융당국은 △지방금융 확대 △생산적 금융 △상생금융 등을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에 JB금융도 지속적인 건전성 관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