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심혈을 기울여온 고성능 브랜드 'N'이 출범 10주년을 맞았다. 초기 회의론을 뚫고 WRC·TCR 등 세계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우승을 거머쥐며 기술력을 입증했고, 내연기관에서 전기차까지 고성능차 영역을 확장하며 성과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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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 아카이브 전경 |
현대차는 지난 18일 경기 의왕시에서 'N 아카이브' 공식 개소와 함께 고성능 브랜드 출범 10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이 공간은 N의 궤적을 집대성한 전시 거점으로 WRC 출전 차량과 TCR 머신, 롤링랩 프로젝트 실험차, 벨로스터 N·아이오닉 5 N 등 양산 모델 등 약 50여 대의 차량이 전시됐다.
박준우 현대차 N매니지먼트실 상무는 "N 아카이브는 짧은 시간 동안 눈부시게 성장해 온 N의 발자취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라며 "지난 10년간 노력한 N의 결과물이 N 아카이브에서 관리되면서 더 나은 N의 미래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도전을 넘어 성과로…현대 N의 10년 발자취
2014년 WRC 복귀를 계기로 현대차의 고성능 브랜드 N은 첫걸음을 내디뎠다. 10년 만에 다시 선 랠리 무대에서 당시 전복 사고까지 겪은 랠리카가 첫 우승을 일궈내며 '도전을 멈추지 않는 브랜드 정신'을 극적으로 증명했다.
2015년에는 'N 2025 비전 그란 투리스모'를 통해 수소연료전지 기반 800마력 콘셉트카를 공개, 지속가능한 고성능의 방향을 제시했다. 2016년에는 N 전용 2.0 터보 엔진을 탑재한 시험차를 세계에서 가장 험난한 코스로 꼽히는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 레이스에 투입했다. 눈과 우박으로 완주율이 절반에 불과했던 경기였지만 i30 N 기반 시험차가 완주에 성공하며 내구성과 성능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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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i20 WRC 랠리카(2019년형)./사진=김연지 기자 |
2017년에는 이 엔진을 양산차에 적용한 i30 N이 처음으로 고객에게 인도됐다. 이듬해 벨로스터 N과 i30 패스트백 N이 출시되며 글로벌 시장 확대에 나섰다. 특히 벨로스터 N은 국내 최초의 N 양산 모델로, 한국 고객에게 브랜드를 알리며 팬덤의 기반을 마련했다. 이후 N DCT 적용으로 기술 진화를 이끌었고, N 페스티벌과 TCR 레이스를 통해 모터스포츠 입지를 강화하며 전동화 시대를 준비하는 교두보가 됐다.
2019년에는 WRC 제조사 부문 챔피언을 차지하며 출범 5년 만에 세계 정상에 올랐다. 동시에 TCR 무대에서의 활약, 국내 N 페스티벌 개최 등으로 팬과의 접점을 넓히며 고성능 브랜드로서 입지를 공고히 했다. 이어 2020년에는 RM19·RM20e 롤링랩을 공개하며 내연기관과 전동화 기술을 아우르는 고성능 실험을 본격화했다.
2022년에는 N 비전 74와 RN22e를 선보이며 전동화 전략을 가속했다. 수소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E-GMP 전기차 플랫폼을 접목해 지속가능한 고성능의 미래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2023년에는 영국 굿우드 페스티벌에서 아이오닉 5 N을 세계 최초로 공개하며 '고성능 전기차의 새로운 기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 'N' 성장 가속 드라이브…라인업 확대·연간 10만대 판매 목표
현대차는 고성능 브랜드 N의 성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브랜드 3대 DNA인 '코너링 악동·일상의 스포츠카·트랙 주행능력'을 기반으로, 모터스포츠 경험과 롤링랩(실험차)에서 검증한 기술을 미래 모델에 접목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N 브랜드의 연간 판매 목표를 10만대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판매 실적 2만3000여 대의 4배를 웃도는 규모다. 현재 한국·미국·유럽에 집중된 판매 거점을 호주·영국·캐나다 등으로 넓히고 신규 시장 공략을 통해 글로벌 입지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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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오닉 6 N 드리프트 사양 롤링랩 실험차./사진=김연지 기자 |
라인업 확장도 병행된다. 현재 아이오닉 5 N, 아반떼 N, i20 N 등 5개 모델로 운영 중인 N 브랜드는 2030년까지 7개 이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향후 신차는 글로벌 볼륨 모델을 기반으로 개발되며, 전기차뿐 아니라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적용한 고성능 모델도 준비 중이다.
박 상무는 "현대 N은 최고를 향한 도전이자 더 큰 비전을 향한 열망"이라며 "2030년까지 내연기관·하이브리드·전기차를 아우르는 7개 이상의 N 모델을 선보이고, 연간 10만 대 판매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고객 체험을 확대하기 위한 한정판 모델과 멤버십 프로그램도 공개됐다. 내달 출시되는 아이오닉 6 N '10 이어스 팩'에는 전용 파츠와 트랙 체험 기회가 포함되며, 국내 최초 고성능 라이프스타일 멤버십 '디 엔수지애스트'는 차량 관리 혜택과 트랙 주행·심레이싱 체험을 묶어 내년 3월까지 프리뷰 서비스로 운영된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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