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보수 심장' 대구서 '야당 탄압 규탄' 대규모 규탄 대회
당 안팎, '내부 결속 강화' 계기...극우 투쟁 번질 시 역풍 우려도
[미디어펜=이희연 기자]몰아치는 특검 수사로 코너에 몰린 국민의힘이 결국 최후 수단인 '거리 투쟁'을 선택했다. 지방선거를 8개월 여 앞두고 열리는 대규모 장외 투쟁이 내부 결속의 계기가 될 지, 아니면 역풍으로 다가올 지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은 오는 21일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 ‘야당탄압·독재정치 국민 규탄대회’를 연다. 보수 정당이 거리 투쟁에 나서는 건 황교안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시절 이후 6년 만이다. 

장동혁 당대표는 지난 17일 권 의원 구속 이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에서 시작해 수도권으로 올라오는 장외 집회 흐름 일환으로 이번 주말 대구에서 강력한 규탄 집회를 열겠다"며 "당원들과 함께 정권의 야당 탄압을 막겠다"고 강조했다.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사법장악 중단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9.19./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장외투쟁 카드까지 꺼낸 건 거대 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이 밀어붙이고 있는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등 입법독주와 몰아치는 특검 수사를 원내에서 막아낼 뾰족한 수가 없기 때문이다. 

또, 자당 나경원 의원이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2년 실형을 구형 받은 데 이어 윤석열 정권 핵심이었던 권성동 의원이 '통일교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전격 구속됐다. 특히 전날엔 민중기 특검이 중앙당사에 대한 세 번째 압수수색을 벌이면서 당 내에는 위기감이 팽배한 상태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다시 한번 극악무도한 특검의 압수수색에 대해 강하게 규탄한다"며 "특검 수사관들이 와서 '협조하지 않으면 다 들고 가겠다', '본체를, 하드를 다 들고 가겠다'라고 협박했다. 헌법이 보장한 정당정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처사"라고 강력 비판했다.

다만 지방선거가 8개월 앞으로 다가온 만큼 이번 장외투쟁이 자칫 중도 여론의 역풍이 불러올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를 의식한 듯 국민의힘은 각 당협위원회에 공문을 보내 '집회에 당협 표시 피켓 이외에 규탄 대회 성격에 어긋나는 피켓이나 깃발 등을 일체 활용할 수 없다'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지도부가 극우 이미지가 있는 인물들은 이번 규탄대회에에서 연설도 못하게 하고 있다"며 "장외 투쟁 목적이 이재명 정부와 여당의 입법 독주를 규탄하기 위한 건데, 이와 다른 방향으로 가는 걸 우려한 조치"라고 말했다. 

반면 이번 장외 투쟁이 민주당의 폭주를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은 물론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보수층의 결집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지금 장외투쟁 시기를 가지고 뭐라고 할 때가 아니다. 당이 위기를 겪을 때마다 항상 우리 당의 텃밭인 대구를 찾았다"며 "지금 당 지지율이 20%대인데, 이건 보수가 결집했다고 절대 볼 수 없는 수치다. 이번 투쟁이 민주당의 독주를 알리는 동시에 보수 지지층을 단단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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