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최대 송전망 운영사에 765kV 변압기·리액터·800kV 차단기 등 패키지 공급
8~9월에만 2000억원 이상 수주…미국 내 유일하게 765kV 초고압변압기 설계·생산
[미디어펜=박준모 기자]효성중공업이 미국 최대 송전망 운영사에 765kV 초고압변압기, 800kV 초고압차단기 등 전력기기 풀 패키지를 공급하며 미국 초고압 송전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다. 특히 변압기부터 차단기까지 패키지 형태로 제공하는 것은 한국 기업 최초 사례로, 향후 미국 내 대형 송전망 구축 사업에서 추가 수주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최근 미국 최대 송전망 운영사와 765kV 초고압변압기, 리액터, 차단기 등 대규모 전력기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계약을 포함해 8~9월 두 달간 수주한 금액은 2000억 원을 넘어섰다. 

   
▲ 미국 송전망에 설치된 효성중공업 765kV 초고압변압기./사진=효성중공업 제공


수주 물량은 765kV 초고압변압기 및 리액터 29대, 800kV 초고압차단기 24대 등이다. 해당 전력기기는 미국 남부 및 동부 지역에서 새롭게 추진되는 765kV 송전망 구축 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미국은 데이터센터 확장, 전기차 보급 증가 등으로 인해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향후 10년간 약 25%의 전력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에 대응하는 방안으로 대용량 장거리 송전이 가능한 765kV 송전망이 주목받고 있다. 765kV 송전망이 기존의 345kV 또는 500kV 대비 전력 손실이 낮고, 송전 효율성이 뛰어난 것이 강점이다.

효성중공업 미국 멤피스 공장은 765kV 초고압 변압기를 설계부터 생산까지 일괄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특히 이 공장에 국내 창원공장의 기술력과 품질관리 시스템이 그대로 적용해 생산능력을 끌어올렸다. 

765kV 변압기는 생산 가능한 기업이 전 세계적으로 10여 곳에 불과한 고난이도 제품이다. 특히 고전압 절연기술과 복잡한 시험·검증을 거쳐야 하는 만큼 진입장벽이 높다. 효성중공업은 이러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2010년대 초반부터 미국 내 765kV 변압기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아울러 이번 계약은 초고압변압기뿐 아니라 리액터, 차단기까지 포함된 전력기기 풀 패키지 공급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 이 같은 형태의 공급이 가능한 국내 기업은 효성중공업이 유일하다.

우태희 효성중공업 대표는 “효성중공업은 초고압변압기 뿐만 아니라 차단기, 스태콤(STATCOM) 등 다양한 전력 설비를 아우르는 토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라며 “향후 폭발적으로 성장할 미국 765kV 송전망 사업에서 독보적 입지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내에서는 조현준 효성 회장이 미국 현지 생산 거점을 적극적으로 육성해온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재까지 멤피스 공장에만 1억5000만 달러(약 2070억 원) 이상을 투자했으며, 2026년까지 시험설비 및 생산라인 증설을 마무리하면 현재 대비 생산능력은 두 배로 늘어난다. 

이 같은 시기적절한 생산능력 증대는 미국의 전력 수요 성장과 맞물려 추가 수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조 회장은 평소 “효성중공업이 글로벌 고객들의 요구와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AI 산업의 핵심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가 필수”라고 강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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