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증시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필두로 완전히 달라진 분위기 속에서 상승 흐름을 시작했지만 유독 현대차 주가는 지지부진한 모습을 면치 못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관세 영향이 여전히 하방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개최된 ‘인베스터 데이’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신중한 코멘트를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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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세무뇨스 현대차 사장이 지난 3일 킨텍스에서 열린 ‘2025 서울모빌리티쇼' 미디어데이에서 컨퍼런스를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22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승세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린 것으로 보이지만 유독 현대차만큼은 주가가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미국발 관세 충격이 현대차에게는 여전히 짙은 그림자를 드리고 있는 모습이다.
현대차 주가는 지난 19일 21만4000원에 마감했고, 22일인 이날 오후까지도 비슷한 수준을 맴돌고 있다. 작년에만 해도 정부 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훈풍 영향에 크게 올랐던 주가가 좀처럼 상승세로 방향을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수 대비로도 현대차의 부진은 두드러진다. 지난 6월 이후 코스피 지수가 약 29% 급등한 반면, 코스피 대표 종목 중 하나인 현대차는 16% 상승하는데 그쳤다. 지수 상승률의 절반 정도만 겨우 따라가고 있다는 의미다. 이 과정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시가총액 순위를 넘겨주기도 했고, 한때는 네이버(NAVER)나 두산에너빌리티에 시총이 밀리기도 했다.
문제는 불확실성 요소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현대차 주가의 핵심적인 쟁점 중 하나로 꼽히는 한미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자동차 관세 25%가 유지된 영향이 가장 크다. 심지어 지난 15일 미국에 수출되는 일본 차 관세가 기존 27.5%에서 15%로 하향조정된다고 일본 정부가 밝히면서 도요타 캠리가 현대 쏘나타보다 약 1000달러 저렴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더해졌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는 18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처음으로 해외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하고 투자자와의 소통을 시도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오늘 제공한 실적 수정 전망은 25% 관세율을 기준으로 했다"며 "관세율이 15%로 내려온다면 기존 실적 전망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베스터 데이에 대해 “새로 발표된 내용보다는 기존 계획을 구체화하는 내용이 많았으며, 주주환원 정책도 기존과 같았다”면서 “관심을 끌었던 자율주행 파운드리 사업이나 로보틱스 관련 새로운 내용은 많지 않았고, 최근 중요해진 미국 시장의 영업환경 급변을 고려해 미국 지역에 대한 투자 및 경제적 파급 효과 등을 강조하는 것이 눈에 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관세 부담에도 불구하고 총주주환원율(TSR) 35% 이상과 최소 배당 1만원, 3년간 4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 소각 계획 등을 유지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 받고 있다. 대신증권을 비롯해 현대차 주가를 분석한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이 부분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렸고,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4분기 자사주 매입, 팰리세이드(LX3) 미국 출시 효과가 본격화되며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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