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소윤 기자]상장폐지 반년을 맞은 신세계건설이 실적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상폐 이후 처음 받아든 반기 성적표에서 매출은 늘고 손실 폭은 크게 줄이는 성과를 냈다. 여기에 그룹 계열사의 대규모 스타필드 사업이 예정된 만큼 향후 성장세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
 |
|
▲ 스타필드 청라 조감도./사진=신세계프라퍼티 |
23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은 올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 5794억 원, 영업손실 368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6.4% 증가했고, 영업손실 규모는 약 40% 축소됐다.
수익성 지표인 원가율 역시 개선됐다. 2분기 매출원가는 2963억 원, 원가율은 97.1%로 집계됐다. 분기 기준 원가율이 100%를 밑돈 것은 2022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이번 실적은 그룹사 일감이 상당 부분을 견인했다. 지난해 본격화된 8398억 원 규모의 '스타필드 청라' 사업과 관련해 상반기에만 918억 원의 수익이 반영됐다. 전체 매출의 15.9%에 해당한다.
향후 스타필드를 중심으로 한 그룹사 프로젝트 효과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모회사 편입을 통해 의사결정 속도가 높아진 만큼 경영 효율화와 그룹사 지원이 강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앞서 신세계건설은 지난 2월 재무구조 개선과 효율적 경영을 목적으로 상장폐지를 단행하고, 이마트에 100% 편입돼 완전 자회사로 전환됐다.
신세계그룹은 대규모 스타필드 개발 계획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2030년까지 스타필드 청라와 창원 외에도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 동서울 등 전국 주요 거점에 복합쇼핑몰을 선보일 계획이다. 총 사업 규모는 약 13조 원에 달한다.
◆부채비율 200%대로 '뚝'…남은 과제는 '체질개선'
재무 건전성도 회복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23년 말 900%를 웃돌던 신세계건설의 부채비율은 올 상반기 259.8%로 낮아졌다. 지난해 5월 65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자기자본을 확대한 덕분이다.
이 대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 또한 모회사의 전폭적 지원이 있었다. 당시 이마트는 특수목적법인(SPC) 4곳을 직접 설립해 신세계건설이 찍은 영구채를 인수했다.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분류돼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면서도 대규모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그룹사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신세계건설이 올 상반기에 수주한 신규 프로젝트는 두 건으로, 모두 그룹 내부 사업이다. 878억 원 규모의 원주 트레이더스 신축공사와 3566억 원 규모의 스타필드 창원 조성공사 등이다.
그룹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자생력 확보에는 제약이 따른다. 높은 매출을 안겨주던 계열사 일감이 끊기면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이러한 구조는 경쟁력 약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안정적이고 수익성이 확보된 사업 위주로 수주를 추진하며 중장기 사업 포트폴리오를 쌓고 실적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며 "공공 입찰, 민간 수주 등에도 꾸준히 참여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펜=박소윤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