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관련 전문 인력 등 수시채용 확대될 듯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평균 연봉이 1억원을 웃돌며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은행권 채용문이 올해 더 좁아졌다. 이재명 정부가 최근 청년 고용난 해결을 위해 100대 기업에 청년 신규채용 확대를 주문한 것과 역행하는 행보다.

이는 디지털 전환에 따른 인터넷·모바일뱅킹 비대면 금융거래를 강화하는 반면 비용절감 차원에서 오프라인 창구를 줄인 결과로 분석된다. 다만 대규모 공개채용은 줄어도 IT 관련 전문인력 등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특정 직군에 대한 수시채용이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 평균 연봉이 1억원을 웃돌며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은행권 채용문이 올해 더 좁아졌다. 이재명 정부가 최근 청년 고용난 해결을 위해 100대 기업에 청년 신규채용 확대를 주문한 것과 역행하는 행보다./사진=미디어펜 DB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올해 하반기 채용 규모는 총 64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40명)보다 95명 감소했다. 2023년 하반기(850명)와 비교해선 200 이상 감소한 규모다.

은행별로 지난해 하반기 130명을 채용했던 신한은행은 올해 하반기 100여명을 채용하는 데 그쳤다. 국민은행은 같은 기간 200명에서 180명, 하나은행은 200명에서 170명, 우리은행은 210명에서 195명으로 각각 채용규모를 줄였다.

공채 규모가 줄어든 가장 큰 원인은 금융 패러다임의 변화다.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은행 입출금 거래 10건 중 8건 이상이 인터넷뱅킹을 통해 이뤄질 정도로 비대면 금융거래가 대폭 늘었다. 이에 은행들은 고정비용 절감차원에서 영업창구도 줄이는 추세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인터넷뱅킹을 통한 입출금 거래 비중은 전체의 84.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5년 1분기(16.5%) 이후 가장 많았다. 인터넷거래 비중은 2018년 52.1%로 처음 50%를 넘어선 뒤, 2019년 60%, 2021년 70%, 2024년 80%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반면 영업 점포수는 해마다 줄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8년 말 6771곳이었던 국내 영업점 수는 해마다 줄어 올해 6월 말 기준 2691곳으로 집계됐다. 1년 전(2817곳)보다는 126곳(4.5%) 줄었다.

은행권도 일반대졸 공채보다는 은행 채널 전략 변화에 따른 디지털·인공지능(AI) 등 비대면 금융거래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전문 인력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또 과거 대규모 일괄로 이뤄졌던 공채 대신 필요시 특정 직군에 투입할 수 있는 수시채용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정부가 추진하는 '초(超)혁신경제 15대 선도 프로젝트'에 발맞춰 전담 애자일(Agile·민첩형) 조직을 신설하고, 그에 따른 전문인력 채용에 나선 신한은행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신한은행은 전날부터 첨단 소재부품 및 신재생에너지 분야 산업분석 전문가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채용 분야는 산업리서치·심사지원 등이며, 서류접수는 오는 10월 13일 오후 10시까지다.

신설 조직은 신한은행의 초혁신경제 성장지원을 주도할 예정이다. 세부 추진 방안으로는 △15대 프로젝트 영역별 연구·조사 △정부 투자 유망업체 및 밸류체인상 우량기업 발굴 △산업분석 및 심사지원 기능 강화 △초혁신경제 금융지원 프로그램 개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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