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기아가 내놓은 다섯 번째 전용 전기차 EV5는 '패밀리 SUV'에 방점을 찍은 모델이다. 동급 최고 수준의 실내 공간과 가족을 위한 다양한 편의 사양, 그리고 급발진 사고를 방지하는 신기술까지 두루 갖췄다. 전동화 전환 국면에서 내연기관 SUV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아는 23일 미디어를 대상으로 'EV5 시승행사'를 열었다. 총 주행거리는 약 95㎞로 도심·국도·고속도로가 고루 섞인 코스를 통해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차량 성능과 상품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자는 이 구간을 달리며 EV5의 주행 질감과 공간성, 안전 보조 기능을 직접 체험했다.
|
 |
|
▲ 기아 EV5 정면./사진=김연지 기자 |
|
 |
|
▲ 기아 EV5 정측면./사진=김연지 기자 |
EV5는 단단한 SUV 본연의 실루엣을 바탕으로 실용성과 미래지향적 분위기를 동시에 담았다. 전면은 수직형 LED 헤드램프와 스타맵 주간주행등(DRL)이 또렷한 표정을 만들고, 두툼한 보닛과 와이드 스키드플레이트가 SUV다운 듬직함을 더했다.
측면은 안정적인 비율이 돋보인다. 두터운 D필러와 각진 펜더 라인이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후면은 단정하면서도 묵직한 인상이다. 좌우를 잇는 리어램프는 차체를 넓어 보이게 하고, 직선 위주의 테일게이트는 깔끔하면서도 견고한 이미지를 자아냈다.
|
 |
|
▲ 기아 EV5 측면./사진=김연지 기자 |
|
 |
|
▲ 기아 EV5 측후면./사진=김연지 기자 |
|
 |
|
▲ 기아 EV5 후면./사진=김연지 기자 |
GT-라인은 기본 모델보다 역동적인 감각을 강조한다. 사선 패턴이 들어간 전면 하단 그릴과 전용 19인치 알로이 휠이 차별화를 주고, 실내에는 3스포크 스티어링 휠과 전용 헤드레스트, 블랙 헤드라이닝이 적용돼 스포티한 성격을 더했다.
|
 |
|
▲ (왼쪽) 어스트림 휠 (오른쪽) GT-라인 휠./사진=김연지 기자 |
|
 |
|
▲ (왼쪽) 어스트림 실내 (오른쪽) GT-라인 실내./사진=김연지 기자 |
실내에 들어서면 깔끔하고 단정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대시보드를 가로지르는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눈길을 끌고, 최소화된 물리 버튼과 터치식 조작계가 정돈된 인상을 준다. 평평한 바닥과 확장형 센터콘솔은 개방감을 더하고, 곳곳의 수납공간은 실용성을 살렸다.
차체 크기는 전장 4610㎜, 전폭 1875㎜, 전고 1675㎜, 축간거리 2750㎜로 준중형 SUV의 전형적 체급을 갖췄다. 스포티지와 유사한 크기지만 전기차 특유의 패키징 덕분에 내부 공간은 여유롭다. 2열 레그룸은 1041㎜로 동급 최고 수준이며, 등받이 각도 조절도 가능해 장거리 주행에서도 편안함을 유지한다.
|
 |
|
▲ 기아 EV5 실내./사진=김연지 기자 |
|
 |
|
▲ 기아 EV5 2열 센터 암레스트./사진=김연지 기자 |
특히 2열 편의사양이 눈에 띈다. 슬라이딩 방식의 센터 암레스트는 컵홀더와 수납공간을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고, 앞좌석 시트 뒤에는 접이식 테이블이 달려 있어 간단한 식사나 노트북 작업이 가능하다. 트렁크에는 220V 전원 콘센트와 2열 폴딩 스위치, 천장 조명까지 갖춰져 캠핑이나 차박을 고려한 설계가 돋보였다.
|
 |
|
▲ 기아 EV5 접이식 테이블./사진=김연지 기자 |
|
 |
|
▲ 기아 EV5 정면 2열 폴딩 전, 후./사진=김연지 기자 |
실제로 2열 시트를 접으면 트렁크와 이어져 평평한 공간이 형성된다. 성인 여성(167㎝)이 앉거나 누워도 머리나 다리가 닿지 않을 만큼 넉넉했다. 캠핑 수요를 겨냥한 소비자에게 매력적인 요소다.
EV5는 최고출력 160㎾, 최대토크 295㎚의 전륜 구동 모터를 탑재해 일상 주행에서는 차분하고 부드러운 반응을, 가속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경쾌한 힘을 보여줬다. 전비는 5.0㎞/㎾h로, 1회 충전 시 460㎞ 주행이 가능하다. 이번 시승에서 총 95㎞를 달리는 동안 출발 시 배터리 잔량은 94%(주행가능거리 444㎞), 도착 시점에는 77%(347㎞)로 표시됐다. 실제 전비는 6.8㎞/㎾h로 공인 효율을 웃돌았다.
|
 |
|
▲ 기아 EV5 충전하는 모습./사진=김연지 기자 |
|
 |
|
▲ 기아 EV5 프렁크./사진=김연지 기자 |
승차감은 편안함에 초점을 맞췄다. 주파수 감응형 댐퍼와 하이드로 부싱이 적용돼 노면 요철과 방지턱을 매끄럽게 걸러냈고, 고속 선회 구간에서도 차체 거동은 안정적이었다. 이중접합 차음유리와 흡차음재 덕분에 정숙성이 확보됐으며, 전기차 특유의 저중심 설계 덕분에 흔들림도 적었다.
안전 보조 장치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EV5에는 '가속 제한 보조'와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가 기본으로 적용됐다. 시속 80㎞ 이하에서 과도한 가속 입력을 제한하고, 정차 시 전후방 장애물이 감지되면 잘못된 페달 조작을 제어한다.
|
 |
|
▲ 기아 EV5 '가속 제한 보조 작동' 경고메시지./사진=김연지 기자 |
|
 |
|
▲ 기아 EV5 '가속 제한 보조 작동' 경고메시지./사진=김연지 기자 |
기자가 고속도로에서 일부러 가속 페달을 깊게 밟자 계기판에 '가속 제한 보조 작동' 경고 메시지가 떴고 가속이 일시적으로 제한됐다. 시속 80㎞ 이하뿐 아니라 특정 조건에서 과도한 입력을 제어하는 장치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급발진 사고 우려를 고려할 때 소비자 신뢰를 높일 만한 기능이다.
EV5는 '가족을 위한 전동화 SUV'라는 콘셉트를 충실히 구현했다. 넉넉한 공간, 세심한 편의사양, 신뢰할 만한 안전기술을 두루 갖춰 전기차 전환을 망설이는 소비자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EV5의 판매 가격은 롱레인지 △에어 4855만 원 △어스 5230만 원 △GT 라인 5340만 원이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