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선 여객 6231만명…최대치 경신에도 수익성 악화
3분기 대한항공 영업이익 컨센서스 10% 하회 전망
[미디어펜=김연지 기자]항공업계는 올해 국제선 여객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도 수익성 방어에는 실패했다. 공급 과잉과 치열한 가격 경쟁, 고환율·고유가 부담이 겹치며 2분기 실적이 흔들렸고 성수기인 3분기에도 '실적 쇼크'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는 중국 단체관광 재개와 구조 재편이 본격화되는 4분기를 반등의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24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국내 공항에서 출발·도착한 국제선 이용객 수는 6231만5422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5841만7307명)보다 6.6% 늘었고, 2019년 기록한 종전 최대치(6166만6268명)를 1% 이상 웃돌며 사상 최대치를 새로 썼다.

   
▲ 대한항공 항공기./사진=대한항공 제공

◆ 성수기도 무색…3분기 실적도 '빨간불'

여객 수는 늘었지만 항공사들의 수익성은 뒷걸음질쳤다. 대한항공의 3분기 영업이익은 7113억 원으로 예상되며, 시장 컨센서스를 약 10% 밑돌 전망이다. 고정비는 늘어난 반면 매출 성장 폭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LCC들은 실적 압박이 더 심했다. 2분기 상장 LCC 4곳 모두 적자를 기록했으며, 제주항공은 419억 원, 티웨이항공 790억 원, 진에어 423억 원, 에어부산 111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는 제주항공 744억 원, 티웨이항공 1157억 원 등 1900억 원이 넘는 적자가 이어졌다. 티웨이항공은 유럽 장거리 노선 취항으로 매출은 늘었지만 2분기 영업손실이 전년 대비 259% 증가하며 수익성 확보에 실패했다.

3분기 전망도 녹록지 않다. 10월 황금 연휴로 9월 국제선 수요가 4분기로 넘어가면서 3분기 실적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항공업계 전반의 실적 전망치 하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3.9% 줄어든 168억 원, 진에어는 31.8% 감소한 274억 원으로 추정된다. 티웨이항공은 5분기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 85억 원 흑자 전환이 예상되지만, 장거리 노선 수익화에는 여전히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가장 크게 체감되는 변화는 여름 성수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점"이라며 "해외여행이 보편화될수록 여름방학과 휴가 시즌의 의미는 약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 추석·유커 효과에 반등 기대…체질 개선 시험대

업계는 추석 연휴와 중국 단체관광객 유입 등 긍정적인 요인이 맞물린 4분기를 반등의 기회로 보고 있다. 중국 노선 수요는 이미 상반기부터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 한국과 중국을 오간 여객은 780만3352명으로 전년 동기(617만4212명)보다 24.4% 늘었는데, 같은 기간 전체 국제선 여객 증가율(7.1%)의 세 배를 넘는 수준이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11월 한국인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 데 이어 한국 정부도 이달 말부터 중국 단체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기로 하면서 양국 간 이동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단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유커(遊客) 수요가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구조적 과잉 공급이 해소되지 않는 한 어려움은 지속될 수 있다. 때문에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살깎기식 경쟁을 벗어나려면 LCC를 중심으로 한 인수합병(M&A) 등 구조조정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은 이미 통합 절차에 들어갔고, 티웨이항공은 대명소노그룹과 손잡고 사명을 '트리니트항공'으로 변경하며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제주항공도 인수합병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애경산업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기반으로 미국 노선에 특화된 에어프레미아나 사모펀드(PEF)가 운영하는 이스타항공 인수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언급된다. 오는 2026년 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계열 LCC 합병까지 마무리되면 '메가 LCC' 출범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조적 변화 없이는 LCC 경쟁력 회복은 물론 사업 지속성도 담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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