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락 “기업 예측 가능해야…가급적 빨리 관세협상 타결하겠다는 입장”
“억지성 아니라 객관적 사실 기반으로 협상 중…접점 찾을 수 있을 것”
李, 순방 전 미 매체와 인터뷰 “탄핵” 이어 “외환위기”까지 고강도 발언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우하지 않은 것으로 24일 전해졌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3일(현지시간) 이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 이후 진행한 현지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조우는 없는 것 같다”며 “지나친 순간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한미 간 관세협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이 유력시되는 10월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까지 미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APEC 정상회의에서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위 실장도 “APEC 계기에 한미 정상회담이 예상되고, 그러면 당연히 그 계기에 맞춰서 여러 현안을 진전시킬 일이 따라온다"며 "그렇게 염두에 두고 있고, 그 속에 관세협상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그 이전이라도 타결점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유엔총회 기간에도 관세협상을 타결하기 위한 한미 간 재무장관회담이 예정돼 있기도 하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4일 뉴욕에서 스콘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협상과 관련해선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액의 세부 집행 방안과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가능성 등이 관건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순방길에 오르기 전 미국의 여러 언론 매체와 인터뷰를 갖고 3500억 달러 대미투자와 관련해 고강도 발언을 이어간 바 있다. 

   
▲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5.9.24./사진=연합뉴스 [공동취재]

지난 18일 공개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은 “미국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했다면 탄핵 당했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지난 22일 보도된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선 “미국의 요구를 들어줬을 때 대한민국이 1997년 외환위기와 같은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도 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미국이 요구하는 3500억 달러(약 486조원)는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의 84%에 달한다”며 “한미 간 통화 스와프 체결도 없이 미국의 요구 방식대로 이 금액을 현금으로 미국에 직접 투자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위 실장은 이번 브리핑에서 APEC 정상회의 계기에 열릴 한미 정상회담 이전이라도 가급적 빨리 관세협상을 타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위 실장은 통화 스와프 문제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지금 다시 (한미 간) 협의를 가속화해서 진전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부사항에 들어가면 이견이 많이 있지만, 접점을 찾아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한미 간) 입장 차가 크고 견해를 조정하는 일이 쉽지 않지만 불가능하다고 보지 않는 이유가 우리가 취하고 있는 입장이 무슨 억지성의 입장이 아니고, 우리가 처한 객관적인 사실에 기반하고 있다. 합리적인 입장을 얘기하는 것이므로 서로 접점을 찾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 실장은 “지금 관세가 부과되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의 활동을 안정시키고, 예측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타결점을 찾는 것이 좋다.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것이 APEC 계기이면 좋겠고, 그 이전이라도 접점을 찾으면 타결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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