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권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부조직 개편안을 비롯한 핵심 법안들의 본격 처리에 나서면서 여야 간 정면 충돌이 불가피해졌다. 국민의힘은 쟁점 법안 전부를 대상으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를 예고했다.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에 금융위원회 개편을 담지 않은 정부조직법 개정안,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법, 정부부처 개편에 따라 위원회를 조정하는 국회법 개정안, 국회 증언감정법 개정안 등 4건의 법안을 우선 상정할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11개 안건 중 비쟁점 법안을 제외한 위 4개 쟁점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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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이 2025 경주 APEC 정상회의 성공개최 및 한반도 평화·번영을 위한 국회 결의안에 대한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2025.9.25./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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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민주화 유공자 법안, 공익제보자 보호법,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통계법 등 4건에 대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했다. 당초 국회 증언감정법, 금융감독위원회 설치법, 60여 건의 민생 법안도 함께 처리하려 했지만, 국민의힘의 강경 저지 전략을 고려해 우선순위를 조정했다.
여야는 이날 본회의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관련 국회 결의안과 국정감사 관련 안건, 산불 피해 지원법, 문신사법 등은 합의해 통과시켰다.
이날 열린 본회의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상정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반발해 퇴장했다. 한정애 민주당 의원의 설명에 이어 곧바로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이 오후 6시29분께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섰다.
필리버스터는 시작한 지 24시간이 지나면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 찬성으로 종결할 수 있다. 안건마다 필리버스터 종결 표결이 필요해 하루에 법안 1건만 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표결은 내일 오후쯤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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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문진석·허영 원내수석부대표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부조직개편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개의를 앞두고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하고 있다. 2025.9.25./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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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5.9.25./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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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패스트트랙과 4개 쟁점 법안을 놓고 오는 29일까지 법안마다 필리버스터에 나서고 필리버스터 강제 종결을 반복할 예정이다.
앞서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우 의장 주재 하에 정부조직법 처리를 두고 협상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민주당은 정부조직법부터 처리하자는 방침이지만, 국민의힘은 여야 합의된 법안부터 처리하자는 입장 이어서 양 측이 엇갈렸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여야 원내대표 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이 합의라는 단어를 쓰면서 무한정 반대하기 때문에 더이상 회동은 필요없다”고 밝혔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당정대(당·정부·대통령실)가 금융 관련 개편은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그동안 민주당은 보면 합의를 하루아침에 엎어버리고 다시 단독 추진할 개연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디어펜=권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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