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저평가 원인…지정학적 리스크·불투명한 지배구조·시장 불공정성”
“저항 있지만 3차 상법 개정 추진, 자사주 취득 막고 세금제도 개혁”
“북, 매년 15~20개 핵무기 생산해 수출 가능성…트럼프가 유일한 협상 상대”
“모건스탠리 오셨나요”에 일동 웃음...“역외 환거래 시장 문제 빠르게 해소”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뉴욕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뉴욕 증권거래소를 방문해 월가의 거물들을 만나 “대한민국의 주식이 저평가되는 이유를 모두 바꾸겠다”면서 투자 유치를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뉴욕에서 ‘대한민국 투자 서밋’이 열고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 메리 에르도스 제이피모건 자산운용 CEO, 마크 나흐만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글로벌 헤드, 제니퍼 존슨 프랭클린 템플턴 CEO, 린 마틴 뉴욕증권거래소 회장 등 20여 명을 한자리에 모았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기업들의 개별 실력과 실적은 정말 높이 평가할 만한데 주가는 저평가돼온 것이 사실”이라며 “예를 들면 주가순자산비율(PBR)도 1이 되지 않는다. 주가수익비율(PER) 역시 매우 낮은 상태다. 저개발 단계 국가들의 PBR이나 PER보다도 훨씬 낮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 주식시장이 저평가되는 원인이 있다. 바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 불투명한 기업 경영·지배구조, 시장의 불공정성”이라면서 “이제 다 바뀔 거다. 대한민국 국민도 이제 그 점을 믿는다. 새로운 정부는 몇가지 조치를 할 계획이고, 실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주가조작·불공정 거래에 엄정 대응해 시장의 불투명성을 없애고, 3차 상법 개정으로 합리적인 의사결정 시스템을 만들고,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없애 지정학적 리스크를 줄이겠다”고 설명했다.

   
▲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를 방문해 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며 객장을 둘러보고 있다. 2025.9.25./사진=연합뉴스

특히 상법 개정과 관련해 “(그동안) 두 번에 걸쳐서 상법 개정을 했는데, 이사회 책임이 주주에 대해서도 직접 책임을 지게 했다. 특정 주주만의 이익을 위해서 의사결정을 하거나 경영을 하게 되면 (그로 인해 발생한) 엄청난 손해배상에 심하면 형사처벌까지 받게 만들어놨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세번째 상법 개정도 지금 하고 있는데, 물론 저항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러나 해야 될 일이기 때문에 실제 시행하게 될 것”이라며 “세금제도의 개혁을 통해서 더 많은 배당이 이뤄지게 한다든지, 자사주를 취득해서 경영권 방어를 위해 이기적으로 남용하는 것을 못하게 하는 제도 개선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관련해 “대한민국의 주한미군 전력을 뺀 자체 군사력이 세계 5위인데, 남북 대치 상황 때문에 저평가되는 문제를 앞으로 많이 개선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과 관계없이 국방비 지출을 대폭 늘릴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금 북한이 휴전선에 전쟁 직후에도 하지 않았던 3중 철조망을 설치하고 있다. 남쪽으로 침략하기 위한 게 아니라 북으로 못 올라오게 방어시설을 구축하고 있다”면서 “북한과의 관계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군사적으로 압도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중요한데,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게 경제적으로 손실을 가하기 때문에 평화롭게 피차간에 도움 되는 길을 찾자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이미 충분한 핵무기를 확보한 상태이고, 이걸 계속 방치하면 매년 15~20개의 핵폭탄은 계속 늘어나고, 우려되는 점은 다른 나라로 수출할 가능성이 많다”면서 “일단 단기적으로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중단시키고, 장기적으로 비핵화를 추진해야 한다. 북한이 협상을 할 수 있는 상대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일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피스 메이커가 되면 우리는 열심히 조정하고 지원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열린 한국경제설명회 투자서밋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9.25./사진=연합뉴스

아울러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산업정책, 경제정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며 “이제 대한민국은 산업을 완전히 첨단기술 분야, 재생에너지, 우주·방위산업, 바이오 등으로 대대적으로 개편할 생각”이라며 “정부가 엄청난 투자를 실제 투자하고 있고, 확장재정정책을 통해서 정부의 역할도 대대적으로 늘릴 생각”이라고 밝혔다.

20여분간 발언을 이어간 이 대통령은 마지막 부분에 “추가 요소가 있다”며 “매우 아쉬운 것은 아직 모건스탠리 지수에 대한민국 시장이 편입되지 못한 거죠. 모건스탠리 혹시 오셨습니까.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해 좌중에서 웃음이 터졌다. 

이 대통령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느끼는 불편함을 해소하는 것이 필요한데,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에 편입되지 못한 건 우리 준비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제일 핵심인 역외 환거래 시장 문제를 빠르게 해소할 생각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가 불편함이 없도록 충분히 조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다른 추가 요소로 “대한민국에 부동산 투자를 하시는 분이 계시던데 ‘주식으로 방향을 바꾸시는게 어떠냐’라고 말씀드렸다”면서 “자산의 금융투자도 금융기관들이 생산적 영역으로 전환하도록 정책적으로 다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 대통령은 “저희가 이렇게 대대적으로 체질 개선을 하고 있는 중인데, 여러분이 대한민국 시장에 관심 가져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여러분이 한국시장에 투자하기 전에 우리 국민들이 먼저 많이 사놔야 개선된 시장에서 이익을 더 많이 누릴텐데, (여러분들이) 너무 빨리 들어오실까봐 걱정이 되기는 한다”고 말해 다시 일동이 웃는 가운데 모두발언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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