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대전 국정자원 전산실 배터리 화재…시스템 647개 가동 중단
[미디어펜=홍샛별 기자]전날인 26일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대전 본원에 있는 전산실 내 리튬이온배터리에서 발생한 화재로 정부 업무시스템 647개가 가동이 중단되며 국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 전날인 26일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대전 본원에 있는 전산실 내 리튬이온배터리에서 발생한 화재로 정부 업무시스템 647개가 가동이 중단되며 국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서버 등 전산장비 보호를 위한 선제적 중단 조치라고 강조했지만, 정부 온라인 서비스가 온통 먹통이 됐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리튬이온배터리 특성상 화재 진압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탓에, 정부는 아직까지 정확한 피해 현황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복구 작업에도 착수하지 못해 국가 전산망 정상화까지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진다.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국가 전산망의 '심장부'라 볼 수 있는 국정자원 대전본원에 불이 난 것은 지난 26일 오후 8시 15분께다.

이날 화재는 전산실 내 '무정전 전원장치 배터리(UPS)'를 작업자가 지하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불꽃이 튀며 시작됐다. UPS는 전산 시스템에 단절 없이 전기 공급을 일정하게 유지해주는 장치다. 화재가 발생한 배터리는 58V 리튬배터리로, 12개를 수납하는 캐비넷 총 16개 중 8개가 불에 탄 것으로 소방당국은 파악했다. 

화재로 전산실 내부에 열기가 강해지자, 전산실 적정온도를 유지해주는 항온항습장치가 작동을 멈췄다. 국정자원측은 서버 등 전산 장비가 훼손될 것을 우려해 대전 본원 내 시스템 647개의 전원을 모두 차단했다. 전체 국가 정보시스템의 3분의 1 이상이 마비 상태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이번 화재로 전산망이 마비되며 우체국 시스템 역시 먹통이 됐다. 당장 금융이나 우편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모바일 신분증을 쓸 수 없어 낭패를 보는 사례도 속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스(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를 비롯한 교육시스템 접속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날 내부 업무포털에 '국정자원 화재에 따른 나이스, K-에듀파인 로그인 불가 안내' 공지를 올렸다.

나이스와 K-에듀파인은 인증서를 기반으로 로그인하는 방식인데 국정자원 화재로 인해 인증서 검증 서비스가 제한되면서 현재 로그인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나이스는 17개 시도 교육청과 전국 1만2천여개 초·중·고교의 학생·학부모·교원이 성적과 생활기록부 등 교무·행정업무를 위해 사용하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이고 K-에듀파인은 시도 교육청, 일선 학교에서 사용하던 에듀파인과 업무관리시스템을 통합해 만든 지방 교육 행·재정 통합시스템이다.

정부는 이번 화재로 전산망이 사실상 마비되자, 시스템 정상화 이후로 세금 납부, 서류 제출 기한 등을 연장하고, 국민이 기존 온라인 서비스를 대신해 이용할 수 있는 대체 서비스를 안내하고 있다.

김민재 행안부 차관은 "민원 처리가 지연돼 국민들이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시스템 정상화 이전에 도래하는 세금 납부, 서류 제출은 정상화 이후로 연장하도록 유관기관에 안내하고 협조를 구했다"면서 "국민께서 정부서비스 장애 발생을 미처 알지 못해 당황하시는 일이 없도록, 오늘 오전 8시 재난문자를 발송했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이어 "국민신문고 등 주요 정부서비스 이용이 제한된다는 것과 관공서 방문 전 서비스 가능 여부를 확인해주실 것을 안내했다"면서 "다소 불편하시더라도 민원이나 서비스를 신청하실 경우 해당 기관의 안내에 따라 대체사이트에 접속하시거나 오프라인 창구를 활용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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