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협상 등 불확실성 고조…분기말까지 겹쳐 투자심리 위축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오다 급격히 하락한 국내 증시가 기록적인 추석 연휴를 앞두고 낙폭을 더 키워갈 것인지 투자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미국발 불확실성이 여전히 건재한 가운데 원·달러 환율 급등 등 여러 악재들이 더해지는 양상이라 차익실현 욕구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오다 급격히 하락한 국내 증시가 기록적인 추석 연휴를 앞두고 낙폭을 더 키워갈 것인지 투자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29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긴 연휴를 앞둔 국내 증시 투자자들이 투자 포지션 결정에 고민이 깊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 증시의 경우 내달 2일까지만 거래하면 같은 달 10일까지 추석 연휴에 따른 휴장 기간을 맞게 된다. 

연휴 동안에도 미국 증시는 똑같이 운영되기 때문에 변동성 자체는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이 연휴 이전에 국내 주식 포지션을 줄여놓을 만한 이유가 충분히 존재하는 장세인 셈이다. 더군다나 연휴 전 마지막 거래일인 목요일부터 주식 매도 대금을 사용할 수 있으려면 이틀 전인 내일(30일)까지는 주식을 매도해야 한다.

문제는 이번 연휴 동안에도 불확실성 재료들이 매우 많다는 점이다. 한국과 미국 간 관세 협상은 고스란히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이어지며 우리나라 금융시장 전체에 대한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 국가전산망 마비 등 증시 바깥의 불안 요소들도 존재해 연휴 동안 투자금을 국내 주식에 묶어두는 것에 불안감을 느끼는 투자자들이 많아진 상태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미국과의 환율협상 내용을 조만간 발표한다는 입장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7일 "환율협상에 대해서는 미국과 협의가 이번에 완료가 됐고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미간 ‘무제한 통화스와프’에 대해선 "미국 측에 충분히 설명했고 현재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미 발 빠른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이나 코인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이달 들어서 지난 26일까지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은 비트마인 주식을 2억7698만달러 규모로 순매수했다. 비트마인은 가상자산 이더리움을 적극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기업이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분기 말을 맞아 시장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주요 경제지표 발표 일정도 많은데 미국 노동부 고용지표(금요일 밤) 발표 일정도 예정되어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조 연구원은 “국내 증시 휴장 기간도 상당히 길기 때문에 국내 증시가 닫혀 있는 동안에 글로벌 시장이 크게 움직일 가능성도 분명 존재해 단기적으로 매수세 크게 들어오기는 힘든 환경으로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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