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정상회의, 다음 달 경주에서 개최
최태원 SK회장, CEO 서밋 의장 맡아…준비 만전
조현상 HS효성 부회장도 민간 외교관 역할 톡톡
우리나라 기업들의 위상 높일 수 있는 계기
[미디어펜=박준모 기자]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내 재계도 성공 개최 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요 기업 오너들이 APEC 알리기에 나서면서 민간 외교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대기업들도 다양한 형태로 행사를 지원하며 국가 위상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SK그룹 제공


30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APEC 정상회의 성공 개최를 위해 막바지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 회장은 APEC CEO 서밋 의장을 맡았으며, 주요 인사들을 직접 초청하면서 민간 부문에서 핵심 역할을 톡톡히 수행 중이다. 

APEC은 1989년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경제 통합 필요성이 커지면서 창설됐으며,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일본·중국 등 21개국이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전 세계 GDP의 약 60%, 상품 교역량의 약 50%를 차지하는 최대 규모의 경제협력체다. APEC 정상회의는 각국 정상이 모여 경제 이슈를 논의하는 자리로, 우리나라는 지난 2005년 부산에 이어 이번에 경주에서 두 번째로 개최한다. 

◆CEO 서밋 개최에 총력…거물급 인사 대거 초청

최 회장은 다음 달 28일 열리는 APEC CEO 서밋에서 아시아·태평양 국가의 지속 가능한 AI(인공지능) 생태계 마련을 위한 전략에 대해 기조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SK그룹도 CEO 서밋의 공식 부대행사인 퓨처테크포럼을 주관하면서 최 회장의 행보에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최 회장은 각국 주요 인사들의 초청에도 공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한미 정상회담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만나 직접 참석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젠슨 황 역시 이에 긍정적으로 답하면서 참석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 7월에도 샘 올트만 오픈AI CEO에게도 초청장을 전달했으며, 전 세계 기업인들에게 초청장을 보내 참석을 독려했다. 지난 5월에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를 만나 일본 주요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하는 등 APEC CEO 서밋의 글로벌 위상 제고를 위한 민간 외교활동에도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또 최 회장은 이재명 대통령과의 경제인 간담회 자리에서 거물급 기업인들을 직접 초청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재계 내에서는 최 회장의 이 같은 노력으로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샘 올트만 오픈AI CEO는 물론 팀 쿡 애플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등도 참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최 회장은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경주에도 직접 찾아가 준비 상황을 면밀히 살피기도 했다. 대규모 인원이 방문하는 만큼 숙소 상황부터 교통, 보안, 행사장 운영 등 전반적인 인프라 점검에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APEC 정상회의 100일 앞두고 열린 대한상의 하계포럼에서 “APEC CEO 서밋은 한국 경제의 저력을 보여줄 대형 쇼케이스가 될 것”이라며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APEC CEO 서밋을 글로벌 기업 간 연결과 협력의 플랫폼으로 만들겠다”고 성공적인 개최 의지를 표명했다. 

   
▲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이 르엉 끄엉 베트남 국가주석을 만나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사진=HS효성 제공


◆조현상 HS효성 부회장도 ABAC 회의 막바지 총력

조현상 HS효성 부회장도 APEC 개최에 기여하고 있다. 조 부회장은 APEC 기업자문위원(ABAC)으로 활동하며 민간 차원의 협력과 정책 제안을 주도하고 있다.

‘ABAC 회의’와 ‘ABAC위원-APEC정상과의 대화’ 등 주요 행사를 주관한다. ABAC 회의의 경우 현재 3차까지 진행됐으며, 다음 달 26일부터 28일까지 부산에서 열리는 4차 회의를 마지막으로 일정을 마무리하게 된다. 

4차 회의를 통해 연내 APEC 정상회의에 제출할 정책 권고안이 최종 확정되며, 무역 자유화· 디지털 경제·지속가능한 성장 등 주요 이슈에 대한 민간 부문의 제안이 담길 예정이다.

조 부회장 역시 각국 정·재계 리더들의 APEC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캐나다에서 열린 2차 회의에서는 주요 회의의 주재뿐 아니라 환영 만찬과 갈라 디너 등 행사를 진행하며 민간 외교관 역할을 수행하면서 APEC 정상회담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렸다. 

또 베트남에서 열린 3차 회의에서도 베트남 정부 인사들, 비즈니스 리더들, 각국 대사들을 만나 APEC 협조를 요청했다. 특히 르엉 끄엉 베트남 국가주석을 만나 APEC 정상회의에서 기조연설자로 참석해 달라고 요청하며 공식 초청장을 전달했다.

HS효성 관계자는 “조 부회장은 4차 회의를 마무리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회의를 진행하며 성공적인 회의 개최와 원활한 협력 방안 마련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이 민간 외교관 역할을 충실히 실행하면서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가 기대된다”며 “우리나라 기업들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트워크 확대·기술력 알리는 기회로 활용

재계 내에서는 이번 APEC을 단순한 행사 지원을 넘어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한국 기업의 위상을 높일 기회로 보고 있다. 특히 기술·에너지·디지털 전환 등 APEC 주요 의제에서 국내 기업들이 강점을 지닌 만큼 국제 협력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특히 AI 전문가들의 방문이 이뤄지는 만큼 AI 관련 혁신과 기술 협력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기업들이 AI 전환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협력을 이끌어낸다면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CEO 서밋에서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우리나라 기업들의 기술력을 알릴 수 있는 계기도 될 전망이다. 실제로 현대자동차그룹은 APEC기간 동안 아이오닉9·EV9·G80 등 50대의 의전 차량을 지원하는데 이를 통해 친환경 자동차 기술과 역량을 전 세계에 선보일 수 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전 세계 기업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글로벌 비즈니스 협력과 혁신의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번 APEC을 통해 한국 기업들이 더욱 넓은 무대에서 경쟁력을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