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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여배우 틸리 노우드 (사진,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갈무리) |
[미디어펜=김종현 기자] 할리우드 배우들이 인공지능(AI) 배우 등장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밥그릇을 빼앗기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CNN방송은 30일(현지시간), 인공지능으로 생성된 '여배우'가 등장하면서 실제 배우들 사이에서 강한 반발이 일었다면서 할리우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는 영화 산업 내에서 AI 기술을 둘러싼 최근 갈등 중 하나로, 많은 창작자가 자신의 작업물이 도용되었고 결국 AI가 자신들을 대체할 수 있다는 걱정을 내비치고 있다.
'틸리 노우드(Tilly Norwood)'는 갈색 웨이브 머리와 맑은 피부를 가진 젊은 여성처럼 보이며, 지난 2월부터 인스타그램에 인플루언서처럼 게시물을 올려왔다. 그녀는 배우 경력을 쌓고자 하며 최근에는 오디션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인물이 아닌 AI로 생성된 캐릭터이다. 이 캐릭터는 영화 및 TV용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하는 스타트업 파티클6(Particle6)의 창립자 엘린 반 더 벨덴이 만들었다.
할리우드 뉴스 매체 데드라인은 지난 토요일, 틸리를 실제 배우로 계약하려는 에이전트들이 있다면서 할리우드 영화사들이 AI 콘텐츠를 조용히 받아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배우들이 들고 일어섰다. 틸리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수백 개의 분노 섞인 댓글이 달렸고, 그 중에는 유명 배우들도 포함되어 있다.
'왕좌의 게임' 배우 소피 터너, '세임리스', '아리칸 호러 스토리'에 출연한 카메론 카우퍼스웨이트, '로스페라투'에 출연한 랄르 이네슨 등이 반발 대열에 합류했다.
이에대해 틸리 노우드 캐릭터를 만든 엘린 반 더 벨덴은 자신과 틸리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틸리는 인간 배우를 대체하려는 것이 아니라, 창작물 즉 예술 작품"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AI 캐릭터는 인간 배우와 직접 비교하기보다는, 그들만의 장르로서 그 자체의 가치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많은 배우는 AI 캐릭터들이 자신들의 작업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이러한 해명이 위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할리우드의 배우, 작가, 감독 등은 수년간 자신들의 작업물이 AI 모델 훈련에 무단으로 사용되었고, 그 결과 영화, TV, 광고 제작에 인간 창작자 없이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해왔다.
마틸다', '미세스 다우트파이어' 등에 출연한 마라 윌슨은 틸리의 또 다른 게시물에 "당신이 만든 게 아닙니다. 수백 명의 실제 노동자, 사진작가, 카메라 기사, 심지어 농부들까지 이 작업에 참여했습니다. 당신은 그들의 작업을 가져다 당신 것처럼 가장한 겁니다"라는 댓글을 남겼다.
AI에 대한 불안은 지난 2023년 할리우드 작가 및 배우 파업의 핵심 이슈였다. 당시 두 노조는 주요 영화사 및 스트리밍 서비스가 AI를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보호 조항을 포함한 합의에 도달했다.
그러나 이런 합의는 인터넷 전체를 학습한 AI 도구들이 인간 배우나 기존 영화 장면을 연상시키는 콘텐츠를 생성하는 것을 막을 수가 없는 실정이다.
[미디어펜=김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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