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건설사 3분기 도정 누적 수주액 38.7조…연말 '40조' 돌파 유력
현대건설, 2조7500억 압구정2구역 '잭팟'…삼성물산 제치고 1위 탈환
'5조 클럽' 포스코이앤씨·GS건설, 수주액 차 '근소'…3위 싸움도 안갯속
[미디어펜=박소윤 기자]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상황 속에도 도시정비시장만큼은 '예외적인 활황세'를 보이고 있다. 3분기 시공능력평가순위 10대 건설사의 누적 수주액이 38조 원을 돌파한 가운데 상위 3위권 자리를 둔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 시공능력평가순위 10대 건설사의 도시정비 누적 수주액이 38조 원을 돌파한 가운데 상위 3위권 자리를 둔 경쟁전이 치열해지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10대 건설사의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액은 38조7156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수주액(27조8700억 원)을 약 39% 넘어선 수치로, 연말까지 40조 원 돌파가 유력시된다.

구체적으로 8조6878억 원 어치 공사를 확보한 현대건설을 비롯해 △삼성물산 7조5501억 원 △포스코이앤씨 5조3602억 원 △GS건설 5조1440억 원 △HDC현대산업개발 3조7874억 원 △롯데건설 2조9521억 원 △DL이앤씨 2조6830억 원 △대우건설 1조8717억 원 △SK에코플랜트 6793억 원 순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초 도로 현장 사고 이후 주택사업 영업을 중단하면서 도시정비 실적이 전무하다.

특히 상위권 순위 경쟁이 뜨겁다. 현대건설은 지난 주말 사이 대형 재건축·재개발 사업 두 건을 잇달아 따내면서 삼성물산을 제치고 선두 자리를 탈환했다. 2조7500억 원 규모 압구정2구역 재건축과 전북 전주시 전라중교일원구역 재개발 사업을 수주하면서 누적액이 급증했다. 전라중교일원구역 재개발은 포스코이앤씨와 컨소시엄을 이뤄 수주한 것으로, 전체 예상 공사비 약 7332억 원 중 지분율(55%)을 고려한 계약 금액은 4033억 원이다.

'10조 클럽' 등극도 가장 유력하다. 현대건설은 이달 말 입찰 마감을 앞둔 서울 성북구 장위15구역 재개발 사업 수주도 노리고 있다. 3317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짓는 공사로, 예상 공사비는 1조4663억 원에 달한다. 장위15구역 시공권까지 거머쥘 경우 누적 수주액은 약 10조1500억 원 수준으로 늘어나게 된다. 

'불패 신화'를 이어가던 삼성물산은 현대건설의 '수주 잭팟'에 밀려 1위 자리를 빼앗겼다. 그러나 여의도대교 재건축(7721억 원) 수의계약 확률이 높고, 성수전략정비구역 수주전 참여 가능성도 열려있어 '뒤집기'에 성공할 여지도 있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올해 도시정비 수주 '10조 클럽' 달성과 최종 1위 타이틀을 두고 마지막까지 접전을 벌일 것으로 보고 있다.

3위 자리를 둘러싼 각축전도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포스코이앤씨와 GS건설이 모두 '5조 클럽'에 입성한 가운데 양사의 수주액 차이는 약 2000억 원에 불과하다. 연말까지 남은 주요 수주 결과에 따라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공사비 1조8000억 원 규모의 성수2지구 재개발 입찰 참여를 검토 중이며, GS건설은 성수1지구 재개발과 송파한양2차 재건축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다. 송파한양2차는 입찰 자격 논란으로 고초를 겪고 있지만 법조계에서 '입찰 무효 요건이 불충분하다'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유찰로 가닥이 잡힐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인 주택 시장 불황 속에서도 도시정비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다"며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수주 레퍼런스 확보 차원에서도 대형 정비사업은 필수 전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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