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실적도 최고치 경신…무역수지 7년 만에 최대 흑자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반도체·자동차·선박 등 10대 주력 품목의 수출 증가에 힘입어 9월 수출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무역수지 또한 7년 만에 최대 흑자를 달성하는 등 수출 회복세에 탄력이 붙는 모양새다.

   
▲ 산업통상부 정부세종청사./사진=미디어펜


1일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2025년 9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2.7% 증가한 659억5000만 달러로,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는 지난 2022년 3월 이후 3년 6개월 만에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것이다. 3분기 수출도 1800억 달러(월 평균 600억 달러)를 넘어선 1850억3000만 달러(+6.6%)를 기록해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평균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조업일이 4일(20→24일) 늘어난 영향으로 역대 9월 중 2위 실적인 27억5000만 달러(-6.1%)를 기록했다. 1~9월 누적 수출액도 5197억8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품목별로 보면 15대 주력 품목 중 반도체·자동차·선박 등 총 10개 품목이 수출 플러스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견인했다. 

반도체는 AI 서버를 중심으로 HBM, DDR5 등 고부가메모리가 강한 수요를 보이는 가운데, 메모리(D램, 낸드) 단가도 상승 곡선을 그리며 166억1000만 달러(+22.0%)로 지난달에 이어 전 기간 중 역대 1위 수출 실적을 재경신했다.

자동차는 미국 관세에도 불구하고 순수전기차(EV)·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와 내연기관차 수출이 모두 증가, 중고차도 호실적(10억4000만 달러, +131%)을 보이며 역대 9월 중 최대 실적인 64억 달러(+16.8%)를 달성하며 4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자동차 부품 수출도 미국, EU, 중국, CIS 등 주요 지역으로의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19억2000만 달러(+6.0%)를 기록해 3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

   
▲ 2024~2025년 수출동향./사진=산업통상부


선박 수출은 인도 물량 증가와 2022~2023년에 높은 선가로 수주한 선박의 본격 수출로 수출 단가가 상승해 21.9% 증가한 28억9000만 달러로 집계, 7개월 연속 증가했다. 

바이오헬스 수출은 9월 중 최대 실적인 16억8000만 달러(+35.8%)를 기록하면서 플러스로 전환했으며, 디스플레이 수출도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실적인 17억5000만 달러(+0.9%)를 기록했다. 섬유(8억7000만 달러, +7.1%)와 가전(6억9000만 달러, +12.3%) 수출은 올해 처음으로 플러스 전환했다.

일반기계(42억 달러, +10.3%)는 아세안, 중동, 중남미 등 신흥시장 호실적에 힘입어 올해 첫 플러스를 기록했다. 석유제품(41억5000만 달러, +3.7%)은 글로벌 공급 감소(러시아·중국산)로 수급 불균형이 일부 해소되면서 제품가격 상승(휘발유+1.4%, 경유+5.6%) 영향으로 3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하며 소폭 증가했다. 

반면 석유화학은 가동률 저하 및 일부 공장 가동 중단으로 수출 물량이 감소하고 국제유가 하락 및 글로벌 공급과잉 지속으로 수출 단가가 하락했다. 

철강 또한 비수기 종료로 수출 물량은 증가했으나, 글로벌 공급 과잉과 미국 관세 영향 등으로 단가 하락세가 지속되며 수출액은 소폭 감소했다.

15대 외 품목 수출은 2월부터 월별 최대 실적을 기록 중인 농수산식품·화장품·전기기기 호실적이 견인하며 2개월 만에 사상 최대치를 재경신했다.

K-콘텐츠가 글로벌 수요를 견인하며 농수산식품(11억7000만 달러, +21.4%)과 화장품(11억7000만 달러, +28.5%) 등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데이터센터·AI 전력 수요가 증가하면서 글로벌 전력망 투자 확대로 발전기·변압기·전선 등 전기기기(14억6000만 달러, +14.5%) 수출이 9월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주요 국가별 수출을 보면 9월에는 9대 주요지역 중 미국 외 8개 지역에서 수출이 증가했다.

먼저 최대 수출 시장인 대중국 수출은 최대 품목인 반도체를 포함해 석유제품·철강 등 품목이 호조세를 보이며 0.5% 증가한 116.8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4개월간의 마이너스 흐름을 끊고 플러스로 전환했다. 또한 3개월 연속 110억 달러 이상의 실적을 기록했다.

대아세안 수출은 반도체, 일반기계, 선박 등 주요 품목이 증가하면서 9월 중 최대 실적인 110억6000만 달러(+17.8%)를 기록하며 4개월 연속 증가했다. 

대EU 수출은 3대 수출 품목인 자동차, 선박, 일반기계 수출이 고르게 증가하며 플러스 전환해 19.3% 증가한 71억6000만 달러를 달성,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대중남미 수출(30억3000만 달러)은 대다수 품목 호실적으로 34.0% 증가했으며, 대일본 수출은 3.2% 증가한 25억6000만 달러로 플러스 전환했다. 대중동 수출(18억7000만 달러)은 17.5% 증가하면서 2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으며, 대인도 수출은 17.5% 증가한 17억3000만 달러로 9월 중 최대 실적, 대CIS 수출은 54.3% 증가한 15억2000만 달러로 7개월 연속 증가했다.

반면 대미국 수출은 고관세 영향으로 자동차·철강·일반기계 등 수출이 부진했으나, 관세 예외 품목인 반도체·바이오헬스 등 수출이 증가해 감소폭이 완화하며 1.4% 감소한 102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9대 주요 지역 외에도 대만으로의 수출은 HBM 등 반도체 호조세에 힘입어 사상 최대실적인 52.1억 달러(+40.0%)를 기록하였다. 

9월 수입은 8.2% 증가한 564억 달러로, 에너지 수입(94억 달러)은 8.8% 감소했으나, 에너지 외 수입(470억 달러)가 12.5% 증가했다.

9월 무역수지는 31억2000만 달러 증가한 95억6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해 2018년 9월(96억2000만 달러) 이후 7년 만에 최대 흑자 규모를 달성했다. 1~9월 누적 흑자 규모도 504억7000만 달러로 138억5000만 달러 증가했다.

박정성 무역투자실장은 "올해 1~9월 조업일수가 지난해와 같은데, 일평균 수출액은 전년 대비 2.2% 증가했고 역대 9월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치"라며 "과세에 대한 영향이 아직 불확실성으로 남아 있고 경기 흐름도 봐야 하기 때문에 연말까지의 상황을 예측하기가 굉장히 힘든 측면이 있지만, 9월 수출 호조의 근간은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 등 기술력이 뒷받침이 돼 있는 주력 품목 업종들에서 시황을 타고 잘 활용하는 결과가 나오고 있는 점, 시장 다변화 등 기업들의 능동적인 대응, 신규 유망 품목들의 급격한 성장세 등 이러한 추세들은 연말까지도 어느 정도 계속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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