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국내 완성차 시장이 9월 들어 반등세를 기록했지만 브랜드별 성적표는 극명하게 갈렸다. 현대차·기아·르노코리아·KG모빌리티가 모두 전월 대비 판매를 늘리며 상승세를 기록한 반면, 한국GM은 전년보다 40% 가까이 판매가 급감하며 '나홀로 역주행'했다. 글로벌 수요 둔화와 주력 차종 경쟁력 약화, 공급망 변수 등이 겹치면서 '트랙스 효과'가 한계에 봉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르노코리아·KG모빌리티·한국GM 등 5사의 지난 9월 글로벌 판매량은 총 68만3605대로 전년 같은 달보다 5.4% 증가했다. 이 가운데 수출은 57만7370대로 2.6% 줄었고, 내수는 10만6235대로 2.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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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기아 양재사옥./사진=현대차그룹 제공 |
완성차 시장의 '투톱'인 현대차와 기아는 9월에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현대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총 37만2298대를 판매해 전년 같은 달보다 8.3% 늘었다. 내수 판매는 6만6001대로 18.3% 증가했고, 수출은 30만6297대로 6.4% 늘었다. 아반떼, 팰리세이드, 그랜저 등 주요 차종이 고른 수요를 유지한 가운데, 하반기에는 전기차 아이오닉과 소형 전기 SUV 캐스퍼 EV(해외명 인스터) 출시 효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친환경 라인업 확대를 통해 글로벌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지속할 방침이다.
기아도 총 26만8238대를 판매하며 전년 같은 달보다 7.3% 성장했다. 내수 판매는 4만9001대로 28.5% 증가했고, 수출은 21만8782대로 3.7% 늘었다. 쏘렌토, 카니발, 스포티지 등 RV 라인업이 성장을 이끌었으며, 전기차 EV3·EV4, 상용 전동화 모델 PV5 등의 신차 투입을 통해 유럽과 북미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노린다. 기아는 추석 연휴에 따른 기저효과를 고려하더라도 친환경 SUV의 글로벌 수요가 꾸준해 연간 판매 목표 달성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지난 9월 내수 4182대, 수출 4528대를 합쳐 총 8710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8625대보다 1.0% 증가한 실적이다. 내수 판매는 전년보다 16.5% 감소했지만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가 3019대 팔리며 실적을 견인했고, 수출은 전년 대비 25.3% 늘어나며 성장세를 기록했다.
KG모빌리티는 1만636대를 판매하며 전년 같은 달보다 39.3% 증가, 올해 월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내수는 4100대로 전년보다 9.6% 줄었으나 무쏘 EV(957대) 등 신차 효과가 이어졌고, 수출은 6536대로 110.7% 늘며 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토레스 EVX, 무쏘 EV, 액티언 하이브리드 등 전동화 모델이 유럽 시장에서 호응을 얻으며 수출을 견인했다.
5사 가운데 유일하게 부진을 면치 못한 곳은 GM이었다. GM 한국사업장은 9월 한 달 동안 총 2만3723대를 판매하며 전년 같은 달보다 39.1% 감소했다. 내수 판매는 1231대로 37.1% 줄었고, 수출은 2만2492대로 39.2% 감소했다.
주력 모델인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판매도 부진했다. 내수 판매는 1012대로 29.9% 줄었고, 해외 판매는 1만5365대로 35.3% 감소했다. 트레일블레이저 판매도 7127대에 그치며 전년 대비 46.3% 급감했다.
트랙스는 여전히 GM 글로벌 판매를 떠받치는 핵심 차종이지만, 경쟁 모델이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상품 경쟁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분석이다. 차세대 전동화 SUV 투입과 북미 시장 대응 전략 전환 없이는 실적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GM의 1~9월 누적 판매는 32만6381대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8% 감소해 감소세가 장기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GM은 공급 안정화와 고객 경험 중심 마케팅을 통해 판매 회복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구스타보 콜로시 GM 한국사업장 영업·서비스·마케팅 부문 부사장은 "다양한 마케팅 활동과 차질 없는 고객 인도를 통해 내수 및 글로벌 시장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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