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이재명 대통령은 1일 오픈AI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대규모 메모리 공급을 요청한 것과 관련해 재원 조달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검토해보라고 지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의 샘 알트만 최고경영자를 만나 "오픈AI와의 협업이 국내 수출 확대, 고용창출로도 이어지길 기대한다"면서 "삼성과 SK가 오픈AI와 함께 글로벌 AI 확산의 핵심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6시 대통령실에서 이뤄진 접견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함께했다.
오픈AI 샘 알트만 대표는 SK 및 삼성과 메모리 반도체(HBM)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방한했다. 이 대통령 접견에 앞서 오픈AI는 SK, 삼성과 각각 '스타게이트(Stargate) 프로젝트' 메모리 반도체(HBM) 협력 파트너십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오픈AI가 추진 중인 대규모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다. 오픈AI는 2029년까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확대 과정에서 전반적인 웨이퍼 수요가 월 최대 90만장에 달하는 것으로 예상하며, 그 수요의 상당 부분을 삼성·SK에서 공급받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는 향후 4년간 100조원에 이르는 신규 반도체 수요를 두 회사가 수주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접견후 브리핑을 열어 오픈AI의 발주와 관련해 "SK와 삼성이 이론적으로 공장을 두 개 정도 새로 지어야 한다"며 "막대한 규모의 투자가 예상되기 때문에 이 대통령이 안전장치가 마련된 범위 안에서 금산분리 검토 방안을 지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인공지능 AI 3대 강국 달성'을 목표로 내건 바 있는 이 대통령은 이날 알트만 대표 접견에서 혁명적 기술로 인류문명의 전환을 가져오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 리더십을 높이 평가했다.
이어 “한국은 AI고속도로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고, 이번에 한국정부와 오픈AI 간 협력을 통해 대한민국 AI 생태계가 크게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AI 확산은 반도체 없이는 불가능하고, 반도체는 삼성과 SK가 글로벌시장의 큰 축을 담당하는 만큼 세 기업이 체결한 스타게이트 메모리 반도체(HBM) 공급 파트너십 LOI는 글로벌시장을 이끌 상생의 파트너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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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오픈AI 샘 올트먼 대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과 AI 협력 확대 방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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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과기정통부와 오픈AI는 이날 국가 AI 대전환과 AI 생태계 발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국내 AI 생태계 지원, AI 기반의 지역경제 발전, 공공 AX 전환 촉진, AI인재‧스타트업 육성 등을 통해 우리나라가 아시아‧태평양의 AI 허브국가로 도약할 수 있도록 상호 협력해 나가기로 하는 내용이다.
오픈AI는 한국정부의 지역균형발전 기조에 공감하며 전남과 포항에 대규모 데이터센터(AIDC)를 세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남은 SK, 포항은 삼성이 각각 참여해 운영할 예정이다.
알트만 대표는 이 대통령에게 “‘스타게이트 코리아’를 함께할 수 있게 되어서 정말 기쁘다. 한국 제조업은 세계 최고이고, 이런 산업기반이란게 AI에서 굉장히 필수적이다. 이런 관점에서 한국에 있는 유능한 회사들인 삼성과 SK하이닉스와 파트너십을 맺게 돼 너무 기쁘다”고 밝혔다.
이날 배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정부가 국가 인공지능전략위를 출범시키고, 2030년까지 글로벌 3대 AI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미래를 향한 중요한 출발점”이라며 “정부가 앞장서고 저희 기업들이 함께 뛴 결과 단기간에 대한민국 AI 인프라 혁신에 커다란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 삼성은 앞으로도 국가적 비전에 적극 동참해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은 물론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을 포함하는 건강한 AI 생태계 육성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AI 3대 강국을 위해 SK가 할 수 있는 많은 일들을 꾸준히 노력해가도록 하겠다. 오늘은 오픈AI 샘 알트만이 AI 반도체, 특히 메모리 반도체에 관련된 아주 커다란 비전과 주문을 저희에게 했다”면서 “어찌 보면 전 세계 메모리칩 양의 반에 해당하는 것을 단 한 기업이 커미트 하고 대한민국의 메모리 업체들이 그만큼의 수요를 충당하는데 협업하게 된 중요한 자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최 회장은 이어 “저희가 오픈AI와 같이 AI 디지털센터를 대한민국 서남지역에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며 “이것도 또 하나의 대한민국 AI 인프라스트럭처를 위해서는 아주 중요한 또 하나의 발판이 됐고, 이러한 발판이 계속돼서 저희가 AI 3대 강국으로 거듭 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브리핑에서 “글로벌 선도기업이 비수도권 지역에 AI 데이터센터 구축 의지를 밝힌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지역산업과 연계한 AI 혁신 가속화, 인재 양성, 스타트업 육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전남·포항에 AI 고속도로가 건설되면 산업·공공 부문의 AI 전환 정책에도 탄력이 붙고,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기대된다”면서 “글로벌 AI 3강 도약을 앞당길 계기”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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