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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이 미국의 반도체 생산 이전 요구에 강력하게 반발했다 (자료사진, 로이터=연합뉴스) |
[미디어펜=김종현 기자] 대만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반도체 생산 50% 미국 이전' 요구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미국의 제안은 대만의 반도체 생산 능력을 황폐화시키는 약탈적 요구라는 시각이다.
CNN방송에 따르면 대만의 야당인 국민당의 쉬유첸 의원은 1일(현지시간) 미국의 반도체 생산 50% 이전 제안에 대해 "미국의 요구는 협력이 아닌 노골적 약탈"이라고 맹렬하게 비판했다. 그는 “TSMC의 첨단 반도체 생산 능력을 분할하면 실리콘 실드(반도체의 안보 효과)가 약화되고 대만의 전략적 안보 지렛대가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이끄는 행정원 정리쥔 부총리는 이와관련 "대만은 반도체 생산의 50%를 미국에서 하겠다는 어떤 약속도 한 적 없다”면서 “국민은 안심해도 된다”고 말했다.
미국의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지난 주말 TV 인터뷰에서 대만이 반도체 생산을 미국과 절반씩 나눠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대만 내 경계심을 불러일으켰고, 양국 무역 협상에 새로운 긴장을 더했다.
러트닉 장관은 “대만이 반도체의 95%를 생산하면, 우리가 어떻게 그것을 보호할 수 있겠는가. 비행기로 옮길 건가. 배에 실을 건가”라면서, 미국이 절반의 생산 능력을 확보해야 대만의 안보도 확보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대만이 미국에 수출하는 반도체의 50%를 자국 내에서 생산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이를 통해 미국 시장에서의 국산 반도체 점유율을 40~50%로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대만경제연구원의 아리사 리우 연구위원은 “미국의 최근 요구는 대만에 이익보다 해가 더 크다”면서 “미국으로의 대규모 투자와 반도체 생산 이전은 대만의 산업 생태계를 약화시키고 공급망의 완성도를 훼손할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TSMC의 성공은 실리콘 웨이퍼 공급업체, 장비 제조사, 서비스 제공업체 등 반도체 산업 전반의 밀집된 생태계 덕분이라고 설명한다. 이는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효율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핵심적인 요소다. 이를 통째로 미국으로 이전하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TSMC는 지난 2020년 미국의 요구에 따라 피닉스에 첨단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해 12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올해 초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으로 총 투자액을 1,650억 달러로 대폭 확대했다.
[미디어펜=김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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