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현대건설 등 로봇 개발에 속도…표준 인증 기준 '미비'
[미디어펜=조태민 기자]국내 건설사들이 로봇 기술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람 대신 위험하고 반복적인 일을 맡을 수 있고 작업 생산성을 높일 수 있어 미래 기술로 손꼽히기 때문이다. 다만 도입까지 인증 규정이 까다로워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함께 개발한 '자재운반로봇'./사진=현대건설


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건설사들은 무인화·자동화 건설 로봇을 선보이고 있다. 건설 현장에서 꼭 필요한 인력 문제를 해결하고 산업재해를 방지할 수 있어서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안전 관리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내비치면서 건설로봇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최근 '래미안 로봇 위크 2025' 행사를 열고 주택 건설로봇 5종을 시연했다. 시연된 로봇은 △자율주행 지게차 △자재 이동 로봇 △청소 로봇 △살수용 드론 △웨어러블 로봇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2022년부터 인공지능(AI)을 탑재한 4족 보행 로봇 ‘스팟’을 건설 현장에 투입해 품질 및 안전관리를 무인화하고 있다. 스팟은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사각지대를 자유롭게 이동하며 현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현장 데이터 수집, 위험 구역 출입 감지 및 경고 등을 송출한다.

특히 양 사는 지난 7월 주변 환경을 인식해 자체 지도를 만들어 주는 ‘스마트 자재 운반 로봇’을 공동 개발하기도 했다.

아울러 대우건설과 포스코이앤씨도 각각 다양한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목적 건설 로봇과 아파트의 미세한 균열까지 잡을 수 있는 AI 기반 드론 기술인 '포스비전'을 선보였다. 

이처럼 대형 건설사들은 건설 로봇 개발을 이어가고 있지만, 법적 근거와 안전 인증 등 관련 규제 개선이 더뎌 실제 현장에 로봇을 투입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고 있는 상황이다. 건설 로봇은 일반적인 로봇 범주에 속하면서도 산업용, 건설용, 이동형 장비 등의 경계에 걸쳐 있어 표준 인증이 따로 없기 때문이다.

한국표준협회 관계자는 “건설로봇과 관련된 표준 인증 기준은 아직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한국산업표준(KS) 인증과 산업안전보건법, 건설기계관리법 등에 적용된 △산업용 로봇 안전 기준 △건설기계 안전인증 기준 △실외 이동 로봇 운행 안전 인증을 제각각 받아야 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 로봇은 침체되고 있는 건설시장을 지탱할 수 있고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기술”이라며 “국토부가 나서서 건설 로봇에 대한 표준 인증 기준을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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