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가자시티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습니다. (AP=연합뉴스)

[미디어펜=김종현 기자] 하마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전쟁 종식 제안에 대한 입장을 조만간 내놓겠다고 밝혀 종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하마스 정치국의 모하메드 나잘은 2일(현지시간) 알자지라방송과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과의 전쟁을 멈추기 위한 목표로 트럼프의 제안을 논의 중이며, 곧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스가 트럼프의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종전 흐름은 급류를 탈 가능성이 있다.

나잘은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저항을 대표하는 조직으로서 "팔레스타인 국민의 이익을 위한 방식으로 의견을 표현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시간이 목에 겨눈 칼이라는 논리로 이 계획을 다루지 않는다"고 했다. 트럼프의 제안을 무조건 수용하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이번 주 초 백악관은 즉각적인 휴전, 하마스가 억류한 인질과 이스라엘이 구금한 팔레스타인 정치범의 교환, 단계적 이스라엘 철수, 하마스의 무장 해제, 국제기구가 이끄는 과도 정부 수립 등을 포함한 20개 항목의 종전 방안을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하마스에 3~4일 내에 동의할 것을 요구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팔레스타인인들은 전쟁 종식을 간절히 바라지만, 트럼프의 제안이 이스라엘에 지나치게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 협상에서 하마스는 기아로 고통받는 가자 지구에서 이스라엘의 완전 철수를 요구했으며, 특히 북부 지역에서 강제 이주된 가족들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보장된 영구적인 휴전을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이집트는 카타르 및 튀르키예와 함께 하마스가 트럼프의 제안을 수용하도록 설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집트의 바드르 압델아티 외무장관은 파리의 프랑스 국제관계연구소에서 열린 행사에서 "하마스는 무장 해제해야 하며, 이스라엘이 가자 공격을 계속할 명분을 주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압델아티 장관은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명분으로 삼아 민간인을 무차별적으로 살해하는 광기 어린 행위를 정당화할 기회를 주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3년 하마스의 공격으로 1129명이 사망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이스라엘의 가자 공격으로 6만6,000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대부분이 여성과 어린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실제 사망자 수가 이보다 최대 3배 많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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