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고도화로 데이터양 늘며 수요 급증…오는 2030년까지 ‘12.88% 성장’ 전망
유지·보수·위탁운영 등 추가 먹거리도 ‘풍부’…인허가 반려 사례 해결할 제도 개선은 ‘숙제’
[미디어펜=조태민 기자]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데이터센터’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정보기술(IT)이 고도화되며 단시간에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 가산 데이터센터 전경./사진=DL이앤씨


4일 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최근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가산 데이터센터'를 준공했다.

해당 센터는 연면적 17만370㎡ 부지에 지하 1층~지하 8층, 수전 용량 20㎿ 규모로, 다수의 정보통신 데이터를 일정 공간에 모아 통합 운영 관리한다. 이는 DL이앤씨가 해외 발주처를 대상으로 준공한 세 번째 데이터센터 신축 사업이다. 지난 4월에는 네 번째 사업으로 김포 데이터센터도 착공한 바 있다. 

특히 DL이앤씨는 이번 사업에서 단순 건물 시공을 넘어 데이터센터 내부 장비와 시스템 설치부터 시운전을 통해 성능을 검증하는 ‘커미셔닝(Commissioning)’ 업무까지 수행하며, 데이터센터 사업 역량을 확대,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증명했다. 

현대건설도 지난 2004년 금융결제원 분당 IT센터 준공을 시작으로 디지털 생태계 확장을 위한 핵심 기지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에는 6000억 원 규모의 경기 안산 성곡동 데이터센터 시공사로 선정됐다. 지난 7월에는 가산동에 연면적 4만1214㎡, 지하 3층~지상 11층 규모의 ‘케이스퀘어데이터센터 가산’도 준공했다.

아울러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022년부터 데이터센터업을 사업 계획에 추가하고 지난 1월 데이터센터 사업 전담조직인 인프라신사업팀을 구성,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해당 팀은 데이터센터와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신규 사업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것이 주 업무다.
 
이를 통해 HDC현대산업개발은 기존 주택·복합개발 중심의 포트폴리오에서 디지털 인프라 중심 기업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데이터센터 사업을 확장하는 것은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데이터센터는 단순 건설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유지·보수, 위탁운영 등 연결된 먹거리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 조사 및 분석 전문 기업 ‘모더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은 올해 14만4000㎿에서 오는 2030년 26만4000㎿ 규모로 성장하며 약 12.88%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집계됐다. 상승세를 이끄는 주요인으로는 △중소기업의 클라우드 컴퓨팅 수요 증가 △현지 데이터 보안에 대한 정부 규제 △국내 업체의 투자 증가 등이 꼽혔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는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인 만큼 앞으로 건설사 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다만 그동안 일부 지자체에서 착공신고가 반려되거나 사업이 무산되는 사례가 있었던 만큼 정부가 확실한 법적·제도적 기준을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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