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주혜 기자] 원/달러 평균 환율이 약 넉 달 반 만에 1400원대로 다시 올라섰다. 달러 강세와 함께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협상 불확실성이 환율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추석 연휴 이후에도 환율이 당분간 1400원대 부근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2일 1407.0원에 야간 거래를 마쳤다. 연합뉴스가 연합인포맥스 집계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지난주 평균 환율은 1403.33원으로 지난 5월 이후 약 넉 달 반 만에 1400원대로 복귀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4일 1400원, 25일 1410원 선을 연이어 넘어섰고 지난주 내내 야간 거래 종가가 1400원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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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1.23포인트(0.91%) 오른 3455.83으로 마감했다. 2025.10.1./사진=연합뉴스 |
최근 환율이 1400원대로 오른 데는 달러 강세와 3500억 달러 대미투자 협상 불확실성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9월 하순 대외변수로 달러가 광범위하게 상승했고 부분적으로 한국의 3500억 달러 대미투자 불확실성도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투자 방법을 둘러싼 한미 통상협상 교착 상태가 지속되는 것도 원화에 약세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낙원 NH농협은행 외환(FX)파생전문위원은 "3500억 달러 대미투자 문제가 원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미국 측에서 관련 긍정적인 회신이 오기 전까지 원화 강세 전환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 역시 "전반적인 대내외 여건상 1400원대 환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코스피 지수 최고치, 9월 수출 호조,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등 환율 하락 요인이 있었지만, 여전히 교착상태인 한미 관세 협상 불확실성이 환율 하락을 제약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환율이 1400원대를 중심으로 등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낙원 외환(FX)파생전문위원은 "대미투자가 통화스와프 체결, 장기간 분할 투자로 합의되지 않는 이상 1400원 부근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민혁 이코노미스트도 "한미 관세 불확실성으로 당분간 1400원을 중심으로 제한된 흐름이 나타나다가 월말 한미 정상회담을 전후로 협상 윤곽이 나오면 환율도 방향성을 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는 추석 연휴 기간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지속 여부와 한미 통상협상 타결 여부 등이 꼽힌다. 정부는 오는 월말 경주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미투자 관련 양해각서(MOU)에 서명하는 것을 목표로 미국 측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미디어펜=김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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