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자연의친구’ 공동기획 영화 '종이 울리는 순간' 11월 개봉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제22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 한국경쟁 부문 대상을 수상한 다큐멘터리 영화 '종이 울리는 순간'이 11월 개봉을 확정했다. 공동기획에 참여한 자연보전단체 ‘산과자연의친구’와 함께 가리왕산의 현재 이슈를 조명해 주목을 모으고 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파괴된 천 년의 숲 ‘가리왕산’의 이야기를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종이 울리는 순간'은 ‘올림픽이 끝난 후 전면 복원한다’는 사회적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현실을 추적하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산림 복원 지연 문제를 조명한다. 지역적 사안을 넘어 글로벌한 난개발 이슈로 시야를 확장, 기후 비상 시대에 우리가 직면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파괴된 천 년의 숲 ‘가리왕산’의 이야기를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종이 울리는 순간'이 11월 개봉을 확정했다. /사진=유랑필름 제공


이번 작품의 공동기획으로 참여한 사단법인 ‘산과자연의친구’는 우이령길의 개발 반대 운동을 시작으로 우이령 보존협의회로 출발하여 1994년 창립 이래 동강댐 건설 저지, 4대강 사업 반대, 광릉숲 보전 운동 등 국내 주요 환경 현안에서 앞장서온 대표적인 자연보전 단체다. 현재도 ‘천년의 숲 가리왕산 생태계 복원 활동’을 중점 과제로 추진하며, 훼손된 숲의 온전한 회복을 위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영화의 주요 등장인물이자 ‘산과자연의친구’ 회장인 윤여창 서울대학교 산림과학부 명예교수는 “가리왕산은 국가 소유의 국유지이기 때문에 국민들 전체의 뜻을 수렴한 국가가 결정할 권리가 있다”라는 영화 속 발언을 통해, 가리왕산에 대한 논란이 단순히 지역적 이해관계를 넘어 국가적 책무임을 강조한다. 

그러나 올림픽 직후 ‘전면 복원’을 약속했던 정부는 지역사회의 반발과 경제 논리를 이유로 케이블카 존치를 허용했고, 환경단체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철거를 요구하면서 갈등이 첨예하게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올림픽 이후 6년 간 슬로프에서 발생한 산사태와 토사 유출은 복원 지연이 불러온 심각한 생태적 위험을 보여주지만, 지역사회는 케이블카가 지역경제 회생을 위한 돌파구라 주장하며 존치를 요구하고 있어 ‘숲의 복원’과 ‘지역의 생존’을 둘러싼 논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기후 비상 시대. 전 세계가 열광하는 화려한 무대 뒤, 지워진 숲의 시간을 담아낸 영화 '종이 울리는 순간'이 다가오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11월 전국 극장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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