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개막하는 제14회 스웨덴영화제 8편 영화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매년 낯설지만 독특하고 흥미로운 작품으로 마니아층을 점점 넓히는 스웨덴 영화제가 올해 14회째를 맞으며 오는 28일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 4대 도시에서 열린다.

주한스웨덴대사관과 스웨덴대외홍보처, 스웨덴영화진흥원 주최로 진행되는 제14회 스웨덴영화제가 우선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내에 위치한 아트시네마 모모에서 오는 28일부터 11월 3일까지 개최된다. 

매년 최신의 스웨덴 영화를 상영하고 스웨덴 영화의 현주소를 집중 조명하는 스웨덴영화제가 올해는 총 8편의 영화를 통해 평등, 인권, 역사적 성찰 그리고 예술의 자유를 담은 스웨덴 사회의 내면과 그 미학적 사유를 소개한다. 

상영과 더불어 개막작 '노바와 앨리스'의 감독 엠마 부흐트와 배우 요한 레보리가 내한해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한다. 다양한 주제 의식과 색다른 접근법으로 자신만의 영화 세계를 확장하는 제14회 스웨덴 영화제에 소개되는 8편의 영화는 아래와 같다.

   
▲ '노바와 앨리스'. /사진=주한스웨덴대사관 제공


△ '노바와 앨리스' - 개막작 (2024년 작. 엠마 부흐트 감독. 110분. 성소수자, 가족, 음악, 드라마)

전혀 다른 개성의 두 아티스트가 매니저의 결정으로 함께 투어를 떠나게 된다. 오랜 경력을 지닌 베테랑 아티스트 앨리스는 점차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고, 떠오르는 신예 노바는 혼란스러운 사생활로 마음이 어지럽다. 음악적으로도, 인간적으로도 충돌은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이 여름이 모든 것을 바꿔놓을 것이라는 사실은, 그들 누구도 아직 알지 못한다.

   
▲ '페이스리스'. /사진=주한스웨덴대사관 제공

△ '페이스리스' - (2025년 작. 토마스 알프레드손 감독. 265분. 드라마)

차가운 시선과 정제된 미장센으로 인간의 내면을 해부해온 토마스 알프레드손 감독은 '페이스리스'를 통해 사랑과 배신의 기억을 스릴러처럼 풀어낸다. 

새로운 작품 제작을 앞둔 영화감독 다비드는 친구 마르쿠스 가족과 재회한다. 그러나 마르쿠스의 아내 마리안과 다비드는 서로를 향한 시선을 거두어들이지 못하며 위험한 상황을 이어간다.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며, 인물들의 감정이 서서히 균열되는 과정을 냉정하고도 섬세하게 포착한다. 

관객은 진실과 자기기만 사이에서 흔들리는 인물들의 심리를 따라가게 된다. 알프레드손 특유의 절제된 연출은 감정의 폭발 대신 침묵 속의 긴장으로 관객을 압도한다. 

이 영화는 10분의 인터미션이 있다.

   
▲ '트로로사' /사진=주한스웨덴대사관 제공

△ '트로로사' (2000년 작. 리브 울만 감독. 154분. 드라마)

감정의 깊이를 탐구하는 리브 울만 감독은 '트로로사'를 통해 사랑, 후회, 용서의 복잡한 감정을 시적인 언어와 섬세한 연기로 풀어낸다. 

다비드는 오랜 시간 묻혀 있던 사랑의 기억을 품은 채, 친구의 아내였던 마리안과 다시 마주한다. 그녀와의 관계는 한때 금기였지만, 그 감정은 여전히 생생하다. 

울만 감독은 인물들의 내면을 고통스럽게 들여다보며, 마리안과 마르쿠스의 결혼생활, 딸 이사벨의 혼란스러운 감정, 그리고 다비드와의 갈등을 통해 세대와 관계를 넘나드는 감정의 흐름을 그려낸다. 이 작품은 사랑의 흔적이 남긴 상처를 마주하는 용기와, 그 속에서 피어나는 인간적인 연민을 담아낸다.

   
▲ '더 걸즈'. /사진=주한스웨덴대사관 제공

△ '더 걸즈' (1968년 작. 마이 제털링 감독. 100분. 코미디, 드라마)

세 명의 스웨덴 연극 배우들이 고전 희극 리시스트라타를 무대에 올리며 자신의 삶에 대해 깊이 사유하게 된다. 각기 다른 시선으로 재해석하는 과정에서 고전의 현재적 의미, 코믹과 진지함 사이를 넘나들며, 여성의 목소리와 저항의 의미를 새롭게 조명한다. 

이 작품은 인물들의 혼란과 성장을 작품 속 작품, 현실과 상상이 뒤섞이는 연출로 표현하여 극적인 재미를 보여준다.

   
▲ '함마르셸드: 평화를 위한 여정'. /사진=주한스웨덴대사관 제공

△ '함마르셸드: 평화를 위한 여정' (2023년 작. 페르 플라이 감독. 114분. 실존인물, 역사, 드라마)

1961년, 유엔 사무총장 다그 함마르셸드는 냉전의 소용돌이 속에서 혼란에 빠진 콩고를 통합하려는 불가능한 임무에 뛰어든다. 뜻밖의 재회로 과거를 돌아보게 된 그는, 사명과 개인적 갈망 사이에서 깊은 내적 갈등을 겪는다. 콩고에서는 그의 평화 계획이 무력 충돌과 정치적 음모로 뒤엉키며, 그는 점점 고립되어간다. 외부의 적과 내면의 혼란 속에서 그는 자신의 선택을 되짚으며 마지막 희망을 품는다. 그리고 9월, 그는 인생에서 가장 위험한 여정을 시작한다.

   
▲ '우리의 마지막 여행'. /사진=주한스웨덴대사관 제공

△ '우리의 마지막 여행' (2024년 작. 필림 함마르, 프레드릭 비킹손 감독. 95분. 가족, 드라마)

삶의 의욕을 잃은 아버지를 위해, 영화감독 필립 함마르는 어린 시절 매년 여름 함께 떠났던 프랑스 여행길을 다시 밟는다. 절친이자 공동 감독인 프레드릭 비킹손과 함께한 이번 깜짝 로드트립은, 아버지에게 인생의 가장 빛났던 순간들을 되살려줄 마지막 희망이다. '우리의 마지막 여행'은 죽음을 앞둔 부모를 바라보는 아들의 시선을 통해, 누구나 맞이하게 될 이별과 그 너머의 삶을 진솔하게 탐색한다.

   
▲ '스웨덴 토피도'. /사진=주한스웨덴대사관 제공

△ '스웨덴 토피도' (2024년 작. 프리다 켐프 감독. 120분. 실존인물, 역사, 드라마)

1939년 여름, 제2차 세계대전의 그림자가 드리운 가운데, 30세의 싱글맘 살리 바우에르는 스칸디나비아 최초로 영국 해협 횡단에 도전하기로 결심한다. 사랑하는 아들을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위협과 사회와 가족의 압박 속에서도, 그녀는 용기있게 관습에 저항하며 자신의 꿈을 좇는다.

   
▲ '힐마'. /사진=주한스웨덴대사관 제공

△ '힐마' (2022년 작. 라세 할스트룀 감독. 119분. 실존인물, 드라마)

오스카 후보에 이름을 올렸던 라세 할스트룀이 연출한 이 작품은, 모든 규칙이 남성에 의해 정해졌던 시대에 인간과 우주에 대한 진실을 향한 흔들림 없는 탐구를 그린다. '힐마'는 독창적이고 영적인 작품 세계로 오랫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힐마 아프 클린트(1862–1944)의 신비로운 삶을 조명한다. 오늘날 그녀는 서구 최초의 추상화가 중 한 명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남성 중심의 예술계 속에서 이룬 그 성취는 더욱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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