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지난 3분기 4년 만에 반짝 반등했던 소매유통업 경기 전망지수가 4분기 들어 다시 얼어붙었다. 연말 소비 시즌에도 대부분 업태의 전망이 부진한 가운데 백화점만이 고급 소비 수요에 힘입어 기준선을 웃돌 전망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8일 전국 500개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한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 조사에서 4분기 지수가 87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3분기(102)에서 15포인트 급락하며 다시 기준선(100)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샤진=연합뉴스 제


RBSI는 유통기업들의 경기 판단과 전망을 수치화한 지표로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대한상의는 "경기 둔화와 내수 부진 지속, 업태 간 경쟁 심화 등 복합적 요인으로 인해 4분기 전망치가 상승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업태별로는 백화점만이 103으로 기준선을 웃돌았다. 연말 특수와 함께 최근 주식시장 반등에 따른 자산 효과가 고급 소비를 자극하면서 긍정적인 전망이 유지됐다.

반면 온라인쇼핑(87)은 한 분기 전 105에서 급락했다. 연말 소비 시즌에도 중국계 플랫폼의 저가 공세와 경쟁 심화가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슈퍼마켓(83)은 온라인 장보기 확산으로 가격 경쟁이 치열해졌고, 편의점(83)은 겨울철 유동 인구 감소와 인건비 부담 등으로 전 분기(108) 대비 가장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대형마트(81)도 소비쿠폰 사용처 제외와 온라인·슈퍼마켓과의 경쟁으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소비 심리 회복을 위한 정책 지원이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근본적인 소비 심리 개선을 위해서는 중소 유통의 디지털 전환 지원과 글로벌 표준에 맞는 규제 혁신,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한 성장 잠재력과 소비 여력 확충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이희원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4분기 경기 전망지수가 부정적으로 전망됨에 따라 이를 반전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중요하다"면서 "오는 29일부터 11월 9일까지 열리는 '코리아 그랜드 페스티벌'은 내수 진작과 함께 소비 심리를 회복하는 데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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