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국내 제약사들의 글로벌 기술수출을 통해 거둔 마일스톤 수령 성과가 재무적 안정성은 물론 투자 유치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2024년과 2025년 상반기부터 10월까지 이어진 여러 기술수출 사례들은 제약업계의 미래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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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약품 본사 전경./사진=한미약품 |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 유한양행, 종근당 등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다년간 개발해온 신약 파이프라인과 플랫폼 기술을 글로벌 빅파마에 기술수출하며 유의미한 마일스톤 수령에 성공했다. 이로써 연구개발(R&D)에 집중하면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추고 투자자들의 신뢰를 높이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가장 최근 한미약품은 2024년 독자 개발한 혁신 약물 전달 플랫폼인 ‘오라스커버리’의 핵심 물질 ‘엔서퀴다’를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에 기술수출했다. 오라스커버리는 기존 주사제형 약물을 경구 제형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약물의 복용 편의성과 환자 순응도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이번 계약은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 250만 달러와 마일스톤 3200만 달러를 포함해 총 3450만 달러(약 483억 원) 규모다.
길리어드는 오라스커버리 기술을 활용해 항바이러스제를 개발 중이며 향후 원료의약품(API) 및 완제품 생산을 한미약품에 요청할 경우 매출 인식도 가능해 실적 모멘텀이 확대될 전망이다. 한미약품은 해당 기술을 활용해 2011년 미국 아테넥스에 경구용 항암제 ‘오락솔’을 수출한 바 있으나 아테넥스 파산으로 권리가 이전되면서 이번 길리어드와의 계약이 기술수출 재개 및 확대의 신호탄이 됐다.
유한양행은 2024년 얀센(존슨앤드존슨 바이오테크)에 기술수출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레이저티닙)’를 통해 지난해에만 2184억 원 상당의 마일스톤을 수령하며 R&D에 매진할 동력을 확보했다.
또한 올해 5월에는 일본 상업화 개시로 인한 마일스톤 1500만 달러(약 207억 원)를 추가로 받았으며 앞으로 미국, 유럽, 중국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품목 허가 및 상업화가 진행됨에 따라 추가 마일스톤과 판매로열티 수익이 지속될 전망이다.
현재 렉라자는 기존 표준치료 대비 환자의 평균 생존기간을 1년 이상 연장하는 혁신 신약으로 평가받고 있어 유한양행의 글로벌 기술력과 사업 안정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종근당 또한 2023년 노바티스에 기술수출한 희소질환 신약 후보물질 ‘CKD-510’으로 올해 임상 2상 계획서 제출에 따른 단계별 마일스톤 500만 달러(약 69억 원)를 수령하며 기술력과 신뢰도를 인정받았다.
CKD-510은 HDAC6 억제제를 기반으로 심혈관 질환 등 다양한 적응증에 대한 치료 가능성을 평가 중인 물질이다. 최근 종근당이 수령받은 마일스톤은 노바티스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제출한 데 따른 것이다.
한승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노바티스가 CKD-510 미국 2상 IND를 제출했고 타깃 적응증이 조만간 공개될 예정에 따라 종근당의 신약가치가 반영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종근당은 이를 계기로 더 안정적인 재무 상태와 함께 글로벌 빅파마와의 협력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주요 제약사들의 기술수출과 마일스톤 수령은 단순한 사업 성과를 넘어 신약 개발 역량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시사하는 지표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마일스톤을 수령했다는 것은 글로벌 파트너가 해당 신약 후보물질의 개발 가능성과 시장성을 높게 평가했다는 의미”라며 “이같은 성과는 국내 제약사의 연구개발 투자 확대와 해외 진출 가속화에 중요한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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