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 거래량, 3년여 만에 4000건 돌파
모아타운 같은 정비사업 기대감 반영 돼
전문가 "어려운 빌라보다는 아파트 추천"
[미디어펜=서동영 기자]전세사기 여파와 아파트 가격 오름세로 한동안 외면받았던 빌라(다세대,연립)가 최근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든 실수요자든 조심스럽게 접근하지 않으면 낭패 볼 수 있어 여전히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 외면받았던 빌라가 최근 정비사업 등의 이유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서동영 기자

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세사기 이후 빌라 매매 소비심리지수 지난 7월 102.5로 4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비심리지수란 가격상승과 거래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100을 넘으면 전월 대비 가격상승과 거래증가가 늘어날 것으로 보는 응답자가 많다는 뜻이다. 

이같은 빌라 선호 증가는 특히 서울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6월과 7월 서울 빌라 거래량은 각각 4052, 4011건으로 4000건을 넘겼다. 서울 빌라 거래량이 지난 2022년 5월 이후 4000건을 돌파한 건 3년여 만에 처음이다. 

서울에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도시정비사업, 특히 신속통합기획과 모아타운을 노리는 투자자들 때문이다. 서울시는 신통기획을 통해 정비사업 기간 줄여주고 노후 저층 주거지 개선을 위한 모아타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비사업을 통해 아파트로 변신하게 된다면 투자자로서는 비교적 저렴한 자본으로 아파트 분양권을 확보할 수 있다. 중랑구 모아타운 사업지 인근 A공인중개사 대표는 "최근 빌라 물건에 대한 문의가 많다"며 "그러다 보니 가격도 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빌라는 규제 강도도 아파트보다 낮다. 강남3구와 용산구 같은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의 경우 아파트를 매수하면 2년 실거주 해야 한다. 하지만 빌라 토허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게다가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다. 때문에 6억 원이 한도인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현금 마련이 쉽지 않은 투자자로서는 아파트 대신 빌라가 선택지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은 하고 싶으나 아파트 가격 상승과 대출 규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수요자로서도 빌라를 고민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빌라는 쉽지 않은 부동산이기에 신중히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투자자라면 해당 재개발이 잘 되지 않았을 때 낭패 볼수 있어. 서울시가 신통기확과 모아타운을 장려한다지만 실제 개발이 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 소요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내년 지방선거도 변수. 서울시장이 바뀌면 서울 부동산 정책 방향이 바뀔 수 있다.  

실수요자에게 빌라는 더 어려운 물건이다. 아파트에 비해 빌라는 집값 상승률이 낮다. 게다가 아파트보다 매수세가 적어 한 번 사면 되팔기가 쉽지 않다. 

서울 아파트 구입이 어렵다면 차라리 경기도 인천 내 아파트를 사는 게 훨씬 나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아파트 가격 상승세를 고려하면 빌라와 아파트간 가격 격차는 계속해서 벌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자신의 재정상황과 대출 여력을 고려해 상급지가 아니더라도 아파트를 매수해 내 집 마련을 하는 것이 좋은 선택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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