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종현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이 희토류 수출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면서, 미국 희토류 채굴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했다.

시장은 백악관이 해당 산업에 대한 투자를 더욱 확대할 것으로예상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여러 광산 기업에 지분을 투자하며 중국에 맞서기 위한 미국 내 공급망 구축을 추진해왔다.

CNBC방송에 따르면 중국의 수출 규제 발표 직후 열린 9일(현지시간) 나스닥시장 등에서 라마코 리소시스(Ramaco Resources) 주가는 장중 14% 이상 폭등했다. 에너지퓨얼스(Energy Fuels)는 12% 이상, USA레어어스(Rare Earth)는 16% 이상, 니오코프 디벨로프먼츠(NioCorp Developments)는 14%, MP머티리얼스는 6% 이상 뛰었다. 알버말(Albemarle)은 7%, 트릴로지 메탈스(Trilogy Metals)는 4% 이상, 리튬 아메리카스(Lithium Americas)는 약 2% 각각 상승했다.

중국 상무부는 전날 "중국은 이제 외국 기업이 제품 가치의 0.1% 이상을 차지하는 희토류를 포함한 제품을 수출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의 추출, 정제 또는 자석 재활용 기술을 사용하는 경우에도 수출 허가가 필요하다.

백악관 관계자는 CNBC에 "사전 예고 없이 발표된 이번 규제는 전 세계 기술 공급망을 통제하려는 시도로 보이며, 관련 기관들이 그 영향을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이번 수출 규제를 이달 말 한국 서울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을 앞두고 발표했다. 희토류는 미중 무역 협상에서 주요 쟁점 중 하나이며, 중국은 글로벌 희토류 공급망을 지배하고 있고 미국은 중국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백악관과 미국 주요 광물 업계는 중국이 시장을 조작해 외국 경쟁업체를 몰아내려 한다고 비판한다. 희토류는 미국의 무기 플랫폼, 로봇, 전기차, 전자제품 등 다양한 분야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이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 7월 자국 최대 희토류 채굴업체인 MP머티얼스와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맞서 미국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첫 번째 주요 조치였다. 이후 백악관은 리튬 아메리카스와 트릴로지 메탈스에도 지분을 투자하며 추가 계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USA 레어 어스와 에너지 퓨얼스는 아직 백악관과 공식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지만, 두 회사의 CEO는 CNBC에 트럼프 행정부와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USA 레어 어스의 바바라 험튼 CEO는 "이 시장을 구축하려면 많은 기업들이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에버코어ISI의 네오 왕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수출 규제는 시진핑이 트럼프와 정상회담에서 강력한 협상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 4~5월 양국의 수출 통제 교환에서 양측 모두 큰 교훈을 얻었지만, 중국은 정치 체제에 기반한 고통 인내력이 더 강해 협상에서 위협의 신뢰도를 높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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