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스만' 수출 1만대 돌파…"해외에서도 통했다"
'무쏘 EV' 출시 6개월만에 6000대 판매…연간 목표 조기 달성
[미디어펜=김연지 기자]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한때 '짐차'로 불리던 픽업트럭이 부활의 신호탄을 쏘고 있다. 캠핑·차박 등 레저 인구가 늘고, 완성차 브랜드들이 경쟁력 있는 신차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소비자 관심이 다시 커지고 있다. 

10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내 픽업트럭 판매량은 1만9888대로 전년 동기(1만974대)보다 81.2% 증가했다. 국내 픽업 시장은 2019년 4만2825대를 정점으로 하락세를 이어오다 6년 만에 반등했다. SUV 등 대체 차량이 많고 상용차 이미지가 강해 한동안 침체기를 겪었지만, 완성차 업계의 신모델 투입으로 활기를 되찾고 있다.

   
▲ 기아 픽업트럭 '더 기아 타스만'이 도강하는 모습./사진=김연지 기자


◆ 타스만·무쏘EV 쌍끌이 흥행…침체기 끝낸 국산 픽업

기아와 KGM이 각각 내놓은 신형 픽업 '타스만'과 '무쏘EV'가 침체된 픽업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올해 3월 본격 출고를 시작한 기아의 첫 픽업트럭 타스만은 지난 8월까지 5937대가 신규 등록됐다. 출시 6개월 만에 렉스턴 중심 구조를 단숨에 뒤집으며 단일 모델 기준 등록 1위에 올랐다. SUV급 주행감과 오프로드 성능, 합리적인 가격이 맞물리며 레저 수요를 빠르게 흡수했다.

올해 3월 본격 출고를 시작한 기아의 첫 픽업트럭 타스만은 지난 8월까지 5937대가 신규 등록됐다. 출시 6개월 만에 렉스턴 중심 구조를 단숨에 뒤집으며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SUV급 주행감과 오프로드 성능, 합리적인 가격이 맞물리며 레저 수요를 빠르게 흡수했다.

등록 차량의 93%가 사륜구동(4WD) 모델이며, 주요 트림은 '어드벤처(35.2%)'와 오프로드 특화형 'X-프로(34.8%)'다. 자가용 비율은 99.7%, 개인 고객이 80.5%를 차지했고, 50대(37.4%)와 60대(29.2%)가 핵심 구매층으로 나타났다. 기존 화물 중심 시장이 레저형·패밀리형으로 확장되는 추세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KGM의 전기 픽업 무쏘EV는 전동화 시장의 새로운 축을 만들고 있다. 지난 3월 고객 인도를 시작한 이후 9월 중순까지 누적 판매 6000대를 돌파하며 연간 내수 목표를 반년 만에 조기 달성했다. KGM이 지난 2002년 '무쏘 스포츠'로 시장을 개척한 뒤 다섯 번째로 내놓은 모델이자 국내 유일 전기 픽업이다.

무쏘EV는 SUV급 승차감과 최대 500kg 적재 능력을 갖췄으며, 보조금 반영 시 실구매가는 3000만 원 중후반대로 형성된다. 전기차 수요 둔화 속에서도 꾸준한 판매세를 유지하며 픽업 시장의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KGM은 무쏘EV와 무쏘 스포츠·칸을 통해 국내외 판매망을 확대하고 'No.1 픽업 브랜드' 입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 전동화·해외공략 속도…'틈새차'에서 '주력차'로

   
▲ 무쏘 EV./사진=KGM 제공


국내 픽업 시장은 오랜 기간 성장 한계에 부딪혀 있었다. 상용차 이미지가 강하고 수입 브랜드 중심의 시장 구조가 이어지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신차를 내놓기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 레저 수요 확대와 전동화 흐름이 맞물리면서 완성차들이 다시 픽업을 전략 차급으로 삼기 시작했다.

기아는 타스만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호주·뉴질랜드·중동 등 주요 시장에 투입된 타스만은 9월 기준 누적 수출 1만 대를 돌파했다. 오프로드 특화 트림 'X-프로'는 험로가 많은 호주 시장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 기아는 타스만을 글로벌 전략형 픽업으로 육성해 향후 하이브리드·전기 버전까지 라인업을 확장하고, 픽업을 해외뿐 아니라 국내 시장에서도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KGM도 무쏘EV를 중심으로 전동화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8월부터 독일·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국에서 론칭 행사를 진행했으며, 내년에는 중형 전기 픽업 후속 모델을 투입해 전동화 전문 브랜드로의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KGM은 국내에서 전기 픽업 시장을 개척한 경험을 기반으로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 진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처럼 해외 공략과 전동화 전략이 병행되면서 국내 픽업 시장의 체질 변화도 빨라지고 있다. 픽업은 법적으로 화물차로 분류돼 연간 자동차세가 약 2만8500원 수준이며 개별소비세와 교육세 면제 혜택을 받는다. SUV·RV보다 유지비가 낮고, 캠핑·차박 트렌드와 맞물리며 레저용·패밀리용 차량으로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픽업은 단순 운반용 차량이 아니라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는 차급으로 변모하고 있다"며 "픽업 시장에서도 전동화와 해외 시장 확장이 장기 성장의 핵심 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