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 조선사, 지난달 대규모 일감 확보 성공
특화 선종 공략 통해 글로벌 경쟁력 입증
3년치 일감 확보호 향후 안정적 실적 이어갈 전망
[미디어펜=박준모 기자]중형 조선사들이 최근 연이어 수주를 확대하면서 일감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특화 선종을 적극 공략한 결과 틈새시장을 선점하며 수주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일감이 늘어남에 따라 향후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 대한조선 수에즈막스급 원유운반선./사진=대한조선 제공


10일 업계에 따르면 중형 조선사(대한조선·HJ중공업·케이조선)의 상반기 수주잔고는 약 4조9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HJ중공업이 1조9467억 원으로 가장 많은 수주잔고를 보유했으며, 대한조선 1조8216억 원, 케이조선 8억343만 달러(약 1조1400억 원)이 뒤를 이었다. 
상반기까지 약 2년치에 해당하는 일감을 확보하고 있던 중형 조선사들은 지난달 연이어 수주에 성공하며 수주잔고를 확대했다. 

먼저 대한조선은 지난달에만 수에즈막스급 원유운반선 8척을 수주했다. 9월 한 달 동안 전 세계에서 발주된 수에즈막스급 원유운반선이 총 10척이었는데 대한조선이 8척을 확보하는 성과를 올렸다. 계약 규모는 9563억 원으로 수주잔고는 2조 원 중반대까지 증가했다. 

HJ중공업도 지난달 6400억 원 규모의 8850TEU급 친환경 컨테이너선 4척을 수주했다. 높은 연비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도록 설계된 선박으로, 이번 수주를 통해 친환경 선박에 대한 역량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는 평가다. 

지난 7월 1200억 원 규모의 LNG 벙커링 선박 1척 수주까지 포함하면 HJ중공업의 수주잔고 역시 2조 원 중반대로 늘어났다. 

케이조선도 지난달 1350억 원 규모의 5만 톤 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 2척을 수주했다. 이번 수주를 통해 올해 들어서만 8200억 원 규모의 수주 실적(옵션 2척 포함)을 달성하게 됐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형 조선사들이 수주를 늘리면서 일감을 약 3년치까지 확대했다”며 “2년치 일감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이번 수주로 이러한 우려를 해소했다”고 말했다. 

◆특화 선종 맞춤형 공략으로 성장 기반 마련

중형 조선사들이 최근 일감을 늘릴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특화 선종에 대한 전문 기술력과 시장 수요를 정확히 파악한 맞춤형 전략이 꼽힌다.

대한조선은 환경 규제에 대응한 친환경 건조 역량과 안정적인 납기 등을 앞세워 원유운반선 건조에 강점을 갖고 있다. 특히 지난달 기존 고객사 외에도 신규 선주도 발주하면서 수주 다변화에 성공, 시장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HJ중공업은 5500~9,000TEU급 컨테이너선 건조에 최적화된 영도조선소를 확보하고 있다. 특히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을 비롯해 LNG 이중연료 선박 등 친환경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수주 확대 요인이다. 

케이조선은 석유화학제품운반선에서 강점을 보였다. 석유화학제품운반선은 운송 특성상 안전성과 효율성이 중요한데 케이조선은 고객 요구에 맞춘 고효율·고부가 설계를 통해 경쟁력을 갖췄다. 

중형 조선사들은 3년치 일감을 확보한 만큼 향후에도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HJ중공업과 케이조선은 미군 함정 MRO(유지보수운영) 사업으로도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며, 예정대로 MRO 사업도 진행된다면 수익 기반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수익성 확보를 중요하게 보고 계약을 진행하고 있어 향후에도 안정적으로 흑자 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MRO 사업도 중요한 성장 동력인 만큼 성공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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