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대한민국 남자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이 아프리카의 강호 모로코에게 패하며 U-20 월드컵 대회를 16강에서 마무리했다.

이창원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U-20 축구대표팀은 10일(한국시간) 칠레 랑카과의 엘 테니엔테 경기장에서 열린 모로코와 '2025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16강전에서 1-2로 졌다. 먼저 두 골을 내주며 끌려간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김태원의 페널티킥 골이 나왔지만 때늦은 추격이었다. 

한국은 조별리그 B조에서 우크라이나(1-2 패), 파라과이(0-0 무), 파나마(2-1 승)를 상대로 1승 1무 1패를 거둬 조 3위(승점 4)를 기록했다. 이창원호는 C조 스페인, E조 프랑스, F조 나이지리아와 함께 조 3위 중 성적이 좋은 4개 팀에 들어 16강에 합류할 수 있었다. 24개팀이 참가한 이번 U-20 월드컵은 4팀씩 6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 2위를 기록한 12팀과 3위 중 성적이 좋은 4팀이 16강 토너먼트에 올랐다.

한국은 2017년 대회(16강), 2019년 대회(준우승), 2023년 대회(4위)에 이어 4회 연속 16강 진출을 이뤄냈지만 8강행 관문을 통과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이번 대표팀은 해외파 박승수(뉴캐슬), 양민혁(포츠머스), 윤도영(엑셀시오르) 등 핵심 자원들이 차출되지 못한 상황에서 국내파 선수들 중심으로 일궈낸 의미 있는 성적이다.

일본에 이어 한국이 16강에서 탈락함으로써 이번 U-20 월드컵은 아시아에서 한 팀도 8강에 오르지 못했다.

이날 모로코를 맞아 이창원 감독은 김명준(헹크), 김태원(포르티모넨스) 투톱을 내세웠다. 2선에는 김현민(부산아이파크)-손승민(대구FC)-정마호(충남아산)-최병욱(제주SK)이 포진했다. 포백은 배현서(FC서울)-신민하(강원FC)-함선우(화성FC)-최승구(인천유나이티드)로 구성됐다. 골문은 홍성민(포항스틸러스)이 지켰다.

모로코는 '죽음의 조'로 불린 C조에서 스페인, 브라질을 꺾고 조 1위를 차지하며 이번 대회 다크호스로 떠오른 팀이다. 한국은 모로코를 상대로 전반 선제골을 내주긴 했으나 선전한 편이었다.

전반 4분 만에 김태원이 하프라인 근처에서 볼을 잡아 드리블해 페널티 지역으로 진입한 뒤 시도한 오른발 슈팅은 골문으로 향했으나 수비수가 태클로 걷어냈다. 아쉽게 골 기회를 놓친 한국은 전반 8분 선제골을 허용했다. 역습 상황에서 모로코의 야시르 자비리가 시도한 시저스킥이 수비수 신민하의 몸에 맞고 굴절되며 골이 됐다. 신민하의 자책골로 기록됐다.

리드를 내준 한국은 김명준과 김태원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압박과 연계 플레이로 반격을 노렸다. 전반 20분 아크 왼쪽에서 김명준이 얻어낸 프리킥을 정마호가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대 위로 벗어났다.

전반 43분에는 측면에서 배현서가 내준 땅볼 크로스가 최병욱의 발을 거쳐 정마호에게 연결됐으나 정마호가 시도한 슛이 위로 뜨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최병욱이 상대와 경합하다가 넘어졌고, 이창원 감독이 비디오 판독 신청권(DVS)을 사용했으나 페널티킥이 주어지지는 않았다.

0-1로 뒤진 채 후반을 맞은 한국은 모로코에게 추가골을 얻어맞았다. 후반 13분 오트만 마암마가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후 올린 크로스를 야시르 자비리가 헤더골로 마무리했다.

두 골 차로 벌어지자 이창원 감독은 교체 카드를 꺼내 분위기를 바꿔보려 했다. 후반 16분 양 측면 공격수 김현민과 최병욱이 빠지고 백가온(부산아이파크)과 이건희(수원삼성)가 들어갔다. 이건희가 들어간 후 한국은 지속적으로 측면 크로스를 시도하며 상대 수비수를 흔들었다.

경기 막판에는 한국의 소나기 슛이 나왔으나 상대 골키퍼 선방과 수비수들의 육탄 방어에 막혀 모로코 골문을 열지 못했다.

후반 추가시간 모로코 문전 공중불 경합 과정에서 모로코 수비가 손으로 볼을 쳤다. 한국의 FVS 신청으로 비디오 판독을 한 결과 핸드볼 파울로 판정나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김태원이 키커로 나서 깔끔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한 골 차로 좁혀졌으나 남은 시간이 없었다. 경기가 재개되자 주심은 바로 종료 휘슬을 불었고, 한국의 탈락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