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국내 배터리 3사가 3분기 성적 발표를 앞두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 모멘텀이 한풀 꺾인 가운데 글로벌 배터리 판매량과 주요 완성차 업체의 생산·재고 운용 정책이 실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각 사는 북미·유럽 시장 대응 전략,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정책 변수 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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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에너지솔루션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직원이 배터리 생산 공정을 점검하고 있다./사진=LG에너지솔루션 |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3분기에도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실적 방어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3분기 기준 영업이익은 5145억 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4% 증가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다소 줄었으나 미국 정부 보조금 성격의 세액공제(AMPC) 효과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부문 성장 그리고 GM(제너럴모터스) 등 북미 고객사의 일회성 재고이익 수취에 힘입은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 2분기에는 AMPC로 4908억 원을 수령했고 3분기에도 GM 재고조정에 따라 3780억 원가량의 세액공제가 예상된다. 이를통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북미 생산거점을 강화한 LG에너지솔루션의 전략이 실질적 이익 방어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객사의 가동률 저하로 고비를 겪고 있는 삼성SDI는 프리미엄 소형전지·ESS 등 수익성 중심의 사업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3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뚜렷한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의 컨센서스 상 3분기 영업손실은 3074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기차 수요 부진과 완성차 고객사인 BMW, 스텔란티스 등 유럽 자동차 업체의 감산, 미국 스텔란티스 JV(합작법인) 공장 가동률 저하 등의 영향 탓이다. 삼성SDI는 2분기에도 397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3개 분기 연속 적자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기존에는 북미 전기차 시장 성장세와 ESS 신사업 강화로 중장기 실적 반등 기대가 컸으나 업계에서는 당분간 적자 기조가 지속될 수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SK온 역시 실적 악화의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분기에는 664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며, 3분기에도 고정비 증가와 북미 합작법인 블루오벌SK의 본격 가동에 따라 손실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력 고객사인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 판매가 선방하면서 출하량과 매출 자체는 증가했지만 해외 대형 프로젝트의 초기 적자와 대규모 투자에 따른 고정비 충격이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또한 최근 미국과 유럽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 둔화, 완성차 업체 재고조정 등 여러 리스크 요인이 복합적으로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업계는 오는 4분기에도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실적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특히 오는 10월 30일부로 미국의 AMPC 효력이 종료되면서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세제 혜택 감소에 따른 영향권에 들 전망이다.
AMPC는 미국에서 생산된 배터리에 지급되는 일종의 보조금으로 LG엔솔은 2분기 4900억 원, 3분기 3700억 원 규모를 수령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관련 정책이 조기에 종료되는 변수가 불거졌다. 이로인해 북미 시장의 전략적 이점을 내세운 국내 3사들의 중장기 성장 로드맵의 변수가 불가피해졌다.
업계관계자는 "배터리 산업 전반에 흐르는 성장세 둔화와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글로벌 전략 재점검이 요구되는 시점으로 평가된다"며 "단기 실적보다는 중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체질 개선과 R&D(연구개발), 신사업 투자 강화 등을 주요 과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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