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주요 석유화학업체 석화부문 투자 감소
업황 불황에 적자 겹치면서 투자 축소 분위기
글로벌 공급 과잉 지속에 당분간 투자 보수적 접근
[미디어펜=박준모 기자]석유화학업계가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투자도 감소하는 분위기다.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면서 신규 투자보다는 내실 경영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분간 석유화학업계의 불확실한 업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투자도 보수적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 여수석유화학산업단지./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1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의 올해 상반기 석유화학 부문 투자액은 3778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980억 원과 비교하면 24.1% 감소한 수치다. 반면 첨단소재 부문에는 6758억 원을 투자해 전년 동기 2687억 원 대비 151.5% 증가했다. 

롯데케미칼은 기초화학 부문에서 폐PET 화학적 재활용 신규사업에 155억 원, 수소출하센터 93억 원, 수소연료전지 발전 사업에 486억 원을 투자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 인도네시아 크래커 사업, GS에너지 합작 신규사업, 전기차 배터리 전해액 유기용매 사업 등에 투자가 이뤄졌던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인 모습이다.

한화솔루션도 올 상반기 투자는 대부분 신재생에너지 부문에 몰려있고, 케미칼 부문에서는 뚜렸한 투자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이처럼 석유화학업체들이 석유화학 부문 투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은 업황 부진이 길어지고 있어서다. 글로벌 수요 침체와 공급 과잉이 겹치면서 투자 규모를 확대하기에는 부담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석유화학업체들은 올해 상반기에도 석유화학 부문에서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LG화학은 상반기 석유화학 부문에서 1460억 원의 적자를 냈으며, 롯데케미칼은 영업손실 3771억 원을 기록했다. 한화솔루션도 케미칼 부문에서 1380억 원의 적자를 보였다.

석유화학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예정된 투자를 축소하는 모습이 나타났는데 올해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적자가 투자 결정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석유화학업체들은 당분간 투자를 확대하기보다는 내실 경영에 집중하며 효율성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도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중국도 석유화학 구조조정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대규모 증설이 예정돼 있다. 또 중동에서도 신규 생산시설 투자와 확장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에 글로벌 공급 과잉이 이어지면서 수익성 확보에 대한 어려움도 지속될 전망이다.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 신규 투자는 더욱 신중히 진행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투자에 보수적으로 나서면서도 고부가 스페셜티 전환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범용 제품으로는 수익성에 한계가 있고 중국과의 공급 과잉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기 때문에 차별화된 고부가가치 제품군으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국내 석유화학업체들도 스페셜티 전환을 주요 목표로 정하고, 글로벌 공급 과잉에서도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또 다른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는 어렵겠지만 스페셜티 전환은 필수적인 전략”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군을 강화하고,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