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과 만날 예정으로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 등 현안을 놓고 의견 접근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12일 기재부와 통상당국 등에 따르면 구 부총리는 15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 참석을 위해 출국한다.

   
▲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구 부총리는 총회 기간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양자 회담을 갖고 한미 간 재무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눌 전망이다.

다만, 한미 재무장관 간 양자 회담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열릴지와 구체적인 의제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G20·IMF 등 국제회의에서는 참석국 간 양자 회담이 열리는 것이 관행인데 이번 한미 재무장관 간 접촉이 가벼운 회담으로 진행될지 관세 협상의 후속 회담 성격으로 의제를 갖고 협상하는 방식이 될지에 관해서는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미는 지난 7월 말 관세 협상을 타결하면서 미국이 한국에 예고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총 3500억달러(약 502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를 제공하기로 큰 틀에서 합의했다.

그러나 투자 패키지 구성과 이익 배분 등 '디테일'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 결과를 최종적으로 문서로 만들어 양해각서(MOU)에 서명하는 데까지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대규모 대미 투자에 따른 외환시장 불안 가능성을 우려하며 미국 측에 한미 통화 스와프를 '필요 조건'으로 내건 상태다.

이와 관련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4일 미국 뉴욕을 전격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만나 대미 투자 패키지 등 현안을 놓고 협상했다.

김 장관의 이번 방미는 이달 초 한국이 미국 측에 '대미 투자 패키지 관련 양해각서(MOU) 수정안'을 보낸 직후 전격적으로 이뤄져 주목받았다.

한국 정부는 수정안에 무제한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 합리적 수준의 직접 투자 비중, '상업적 합리성' 차원에서의 투자처 선정 관여권 보장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가에서는 김 장관과 러트닉 장관과의 협상이 이뤄진 것은 한국 측 수정안에 미국이 반응해야 가능한 것으로, 이번 뉴욕 협상에서 한미가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을 이뤘을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따라 구 부총리가 이번 주 워싱턴 DC를 방문해 베선트 재무장관과 만나 이보다 진전된 합의를 이룰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구 부총리는 다음주 송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재무장관 회의와 이달 말 APEC 정상회의 기간에도 베선트 장관을 만날 예정이어서 통화 스와프 체결 등 한미 관세 협상 현안에 대한 협의가 연속성 있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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