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소윤 기자]성수전략정비구역 내 핵심 사업지로 꼽히는 성수2지구 재개발이 안갯속으로 빠졌다. 당초 대형 건설사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지만, 조합 내홍 등 사업 추진 동력이 약화된 데다 입찰 참여가 유력했던 건설사들이 잇단 이탈 조짐을 보이면서 수의계약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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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성수전략정비구역 재개발 대상지./사진=성동구청 |
13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최근 성수2지구 조합에 공문을 발송하고 입찰 참여를 공식 철회했다. 성수2지구 조합장 A씨와 홍보요원(OS요원) 간 불미스러운 의혹이 불거지면서 공정한 경쟁 진행이 훼손됐다는 이유에서다. 포스코이앤씨는 "당사에 대한 오해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경쟁 질서를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공문을 통해 밝혔다.
성수2지구 재개발은 서울 성동구 성수2가1동 일대에 최고 65층, 2609가구 규모의 초고층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평당 공사비는 약 1160만 원, 총 사업비는 1조7864억 원에 달한다. 지난달 열린 현장설명회에 포스코이앤씨, 삼성물산, DL이앤씨 등 9개사가 참여하는 등 높은 관심을 입증한 바 있다.
그러나 시공사 선정 절차를 눈앞에 두고 조합이 내홍에 휩싸이면서 사업 추진 동력이 약화되고 있다. 조합장 A씨가 지난달 사퇴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조합 집행부 교체 우려까지 제기되며 향방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경쟁 구도 역시 급변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와 함께 유력 후보로 꼽혔던 삼성물산이 성수3지구에 집중하는 기류를 보이면서다. 삼성물산은 2지구 수주전의 유력 후보 중 하나였지만 최근에는 3지구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무게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DL이앤씨의 '무혈입성' 가능성도 부상하고 있다. DL이앤씨는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를 앞세워 성수2지구 사업 참여 의지를 적극적으로 보여왔다. 성수전략정비구역이 강북권 최고급 주거벨트의 핵심 입지로 평가받는 만큼, 브랜드 가치 제고와 상징성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DL이앤씨가 해당 사업을 확보할 경우 올해 도시정비 누적 수주액은 약 4조4500억 원 수준으로 늘어나게 된다.
다만 아직 본입찰이 진행되지 않은 만큼 삼성물산의 막판 가세나 다른 건설사의 참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합은 오는 28일 입찰 접수를 마감하고, 경쟁입찰이 성사될 경우 연말 중 총회를 열어 시공사를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DL이앤씨가 단독으로 입찰할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삼성물산이나 다른 건설사가 참여할 경우 사업 규모와 상징성을 고려한 치열한 경쟁이 다시 벌어질 수 있다"며 "최종 시공사 선정까지 긴장감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디어펜=박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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