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최태원·노소영 이혼소송 상고심 대법원 최종 판결
파기환송 여부에 따라 최태원 SK그룹 지배력 향방 영향
재계도 촉각…“노태우 비자금 입증·오류 등은 바로 잡아야”
[미디어펜=박준모 기자]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대법원 판결이 임박하면서 재계의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단순한 사적 분쟁을 넘어 기업 경영과 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파기환송 여부에 따라 SK그룹 지배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으며, 이는 곧 국내 경제 전반까지 파장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16일 나올 예정이다./사진=연합뉴스 제공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의 이혼소송에 대한 대법원 최종 판단이 오는 16일 내려질 예정이다. 사건이 지난해 7월 대법원에 접수된 지 약 1년 3개월 만이다. 

지난 1심에서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 원과 재산분할로 665억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그러나 2심에서는 위자료 20억 원에 재산분할 1조3808억 원을 인정하면서 1심보다 20배 이상 늘어난 규모의 재산분할이 결정됐다. 

2심 재판부는 노 관장이 SK그룹의 성장에 공헌했다고 판단하면서 재산분할액을 크게 상향 조정했다. 특히 재판부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SK그룹으로 흘러 들어가면서 노 관장이 SK그룹 성장에 기여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최 회장 측은 노태우 비자금이 유입된 적이 없으며, 대한텔레콤(현 SK C&C) 주식가치를 산정할 때 오류를 범하면서 노 관장의 기여도가 과대평가됐다고 주장하면서 대법원에 상고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을 대법원장과 대법관 12명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에서 결론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으나 대법원 1부가 최종 판단을 내리기로 하면서 전원합의체 회부는 이뤄지지 않았다.

대법원 측은 전원합의체까지 가지 않은 배경에 대해 “판례 변경이 필요하거나 소수 의견 등을 달아 선고해야 하는 사건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대법원 판단에 따라 SK그룹 지배력도 ‘좌우’

재계 내에서는 이번 판결이 SK그룹의 지배구조와 경영 안정성에 미칠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번 대법원의 최종 판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법원이 2심을 파기할 경우 재산분할 규모가 재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노 관장의 재산분할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최 회장의 SK그룹 지배력 유지에도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그러나 2심을 확정할 경우 최 회장은 노 관장에게 1조3808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 최 회장이 1조 원이 넘는 거액을 지급하려면 SK㈜ 지분 매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현재 최 회장은 SK㈜ 지분 17.9%를 보유하고 있다. 우호지분까지 더해지면 약 25% 수준으로 그룹 지배력 유지에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지분을 일부 매각하게 되면 지배력 약화가 불가피해 그룹 경영에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통상 시장 내에서는 지분 30% 이상을 확보해야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가 가능한 것으로 평가된다.

재계는 SK그룹의 지배구조에 변화가 나타날 경우 국내 경제 전반으로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대법원 판단이 매우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단순한 가정사로만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시장과 주주, 경제에 미치는 여파가 크기 때문에 신중하고 면밀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재계 내에서는 2심에서 노태우 비자금 관련해 김옥숙 메모만으로 기여도를 인정한 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옥숙 메모에는 ‘선경(현 SK) 300억’이라고 적혀있었는데 명확한 입증 없이 이를 근거로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재산분할 과정에서 명백한 오류가 드러났음에도 이를 바로잡지 않는다면 법적 신뢰성과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노태우 비자금이 뒤늦게 이혼소송을 통해 드러난 것도 문제지만 이에 대한 명확한 검증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 더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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