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재점화…"조정은 매수 기회" 관점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미 증시가 지난 주말 급격하게 조정을 받으며 글로벌 시장 긴장도가 급격하게 올라가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 등 인공지능(AI) 테마를 비롯해 전 종목에 걸쳐 주가가 하락한 터라 국내 증시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점차 완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조정을 매수 기회로 봐야 한다는 관점도 힘을 얻고 있다.

   
▲ 미 증시가 지난 주말 급격하게 조정을 받으며 글로벌 시장 긴장도가 급격하게 올라가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13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와 시총 2위 SK하이닉스가 이날 오후 2시를 전후로 3~4%대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달 들어 두 종목이 워낙 가파르게 상승했던 터라 여전히 월간 기준으론 압도적인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지난 주말간 불거진 악재가 때이른 조정 장세를 연출시켰다.

원인은 다시 한 번 '미중 갈등'이다. 중국이 지난 9일 희토류 수출 제한 강화를 발표한 이후 미국이 중국에 '100% 추가 관세'를 내달부터 부과하겠다고 밝히며 국제관계 긴장도가 또 다시 급격히 상승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대형 반도체주들이 동반 하락한 데에는 미중 무역갈등이 재점화될 경우 불가피하게 대외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최근 급격하게 상승한 원·달러 환율도 결코 우리 시장에 우호적인 재료라고 할 수는 없다.

다만 이번 조정에 대해선 최근 주가가 급격히 상승한 반도체주를 매수할 수 있는 기회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내놓은 보고서에서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졌다"고 짚으면서 "이럴 때일수록 실적이 양호한 주도주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김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매크로 측면에서 현재 상황을 판단하기 어려운 점이 지수 고점 국면에서 대응을 어렵게 만든다"면서 "한국 증시 역시 미국 영향을 받아 탄력적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현재 한국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전기전자(IT) 업종에 대해 비중을 줄일 때는 아니라고 본다"며 "변동성에 노출되겠지만 아직 주도주의 방향성이 꺾였다고 보기에는 단서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 역시 같은 날 내놓은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주도주에 대해 "관세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주가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면서도 "조정시 메모리 업체들은 펀더멘털(기초여건) 기반의 주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주가 조정을 비중 확대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냈다.

이런 가운데 시장은 오는 14일 발표될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실적에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현재 10조1000억원 수준에서 형성돼 있는데, 시장 전망치를 상회할 경우 이 역시 반도체주 전반에 대한 투심에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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