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SSG 랜더스는 반드시 다시 인천으로 가야 한다. 삼성 라이온즈는 안방 대구에서 시리즈를 끝내고 싶어 한다. 각자 다른 입장으로 준플레이오프(준PO) 4차전을 맞는 두 팀이 '토종 에이스' 김광현(SSG)과 '외국인 에이스' 아리엘 후라도를 선발 투수로 내세운다.

1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2025 KBO 준플레이오프(5전 3승제) 4차전 선발로 김광현과 후라도가 예고됐다.

   
▲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선발 맞대결을 벌이는 SSG 김광현(왼쪽)과 삼성 후라도. /사진=각 구단 SNS


김광현의 어깨가 더욱 무거울 수밖에 없다. SSG는 인천 홈에서 열린 1, 2차전을 1승 1패로 마친 뒤 13일 대구 원정 4차전에서 3-5로 패했다. 시리즈 전적 1승 2패로 몰린 SSG는 4차전에서 패하면 바로 탈락이다.

꼭 이겨야 하는 경기의 선발을 맡은 김광현이지만 상황는 녹록치 않다. 김광현은 올 시즌 28경기 등판해 10승 10패 평균자책점 5.00의 성적을 냈다.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긴 했으나 2007년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평균자책점 앞자리 '5'를 찍으며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만큼 구위가 예전만 못했다는 증거다. 30대 중반을 넘긴 나이에 체력적인 부담 등으로 다소 힘든 시즌을 보냈다.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지난 4일 NC 다이노스전에서 5이닝 7실점(6자책점)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가을야구가 시작되고 준PO 3차전을 치를 때까지 김광현이 선발로 나서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올 시즌 삼성전 상대 전적도 3경기 등판해 1승 1패, 평균자책점 5.28로 썩 좋지 않았다.

그래도 김광현은 김광현이다. 신인 시절부터 가을야구에서 위력을 떨치며 일찌감치 에이스 자리를 꿰차고 꾸준히 리그 정상급 좌완 자리를 지켜왔다. 포스트시즌에서만 23차레 등판한 풍부한 경험이 최대 무기인 김광현이기에 SSG의 반격을 이끌 호투를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후라도 역시 적잖은 부담감을 안고 선발 마운드에 오른다.

후라도는 정규시즌 30경기 등판해 15승 8패, 평균자책점 2.60의 빼어난 성적을 냈다. 최다 이닝(197⅓이닝)과 최다 퀄리티스타트(23회)를 기록할 정도로 철완과 이닝 소화력을 과시하며 삼성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하지만 누적된 피로가 가을야구에서 구위 저하로 나타났다. 후라도는 지난 6일 NC와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을 던지며 9피안타 4실점해 패전을 떠안았다. 11일 SSG와 준PO 2차전에서는 3-3으로 맞선 9회말 깜짝 등판했다가 김성욱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았다.

삼성이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당한 2패에서 모두 후라도가 패전투수였다. 자신감이 떨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후라도가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이 걸린 4차전 선발로 다시 출격, 자존심 회복을 노린다.

후라도는 올 시즌 SSG를 상대로는 4경기 등판해 1승 1패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했다. 전체 성적과 비교하면 약간 아쉬운 수준이다.

김광현이 위기의 SSG를 구할 수 있을까, 후라도가 삼성의 플레이오프행을 확정지을 수 있을까. 3차전까지 선취점을 낸 팀이 모두 승리한 데서 알 수 있듯, 선발 싸움에서 두 팀의 운명이 갈릴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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