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 홍명보호가 '남미의 복병' 파라과이를 눌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FIFA 랭킹 23위)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파라과이(랭킹 37위)와 평가전에서 2-0으로 이겼다. 전반 엄지성이 선제골, 후반 오현규가 추가골을 넣어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10일 브라질에 0-5 참패를 당했던 한국은 파라과이를 꺾음으로써 자존심을 조금은 회복했다. 한국은 이번 10월 A매치 2연전을 1승 1패로 마무리했다.

   
▲ 엄지성이 선제골을 터뜨린 후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


이날 파라과이를 상대로 홍명보 감독은 브라질전과 비교해 선발 출전 명단에 대폭적인 변화를 줬다. 손흥민, 황인범, 김민재를 제외한 8명의 선발 멤버를 바꿨다. 포메이션은 그대로 3-4-4 전형.

손흥민이 이동경, 엄지성과 공격 삼각편대를 이루고 황인범과 김진규가 중원에 배치됐다. 양쪽 윙백으로 이명재, 김문환이 자리했다. 스리백은 김민재와 박진섭, 이한범으로 꾸렸고 골문은 김승규가 지켰다.

한국은 초반부터 볼 점유율을 높이며 경기를 주도해 나갔다. 압박 플레이로 계속 기회를 노리던 한국은 전반 15분 엄지성의 골로 리드를 잡았다.

황인범이 중원에서 상대 수비를 벗겨내고 왼쪽 측면의 이명재에게 패스했다. 이명재가 문전으로 날카로운 크로스를 보냈는데, 상대 수비수 후니오르 알론소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했다. 이 공이 골문 정면에 있던 엄지성 앞에 떨어지자 엄지성은 지체없이 슈팅해 파라과이 골네트를 흔들었다.

엄지성은 지난 2022년 1월 아이슬란드와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넣은 이후 3년 9개월 만에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이후에도 한국은 이동경의 중거리 슛 등으로 위협을 가했으나 전반에 추가골은 나오지 않았다. 전반 43분에는 이한범의 볼 키핑 실수로 파라과이 로날드 마르티네스에게 결정적 기회를 내줬다. 마르티네스가 골키퍼와 1대1 상황에서 때린 슛을 김승규가 동물적인 감각으로 막아내 간신히 실점을 막았다. 

김승규의 이 슈퍼세이브로 한국은 1-0으로 앞선 채 전반을 마칠 수 있었다.

홍명보 감독은 후반전에 돌입하면서 교체 카드 3장을 빼들었다. 이한범, 이동경, 손흥민을 빼고 대신 조유민, 이강인, 오현규를 투입했다. 손흥민이 찼던 주장 완장은 김민재가 넘겨받았다.

선수 구성에 변화가 있었지만 한국의 기세는 계속됐다. 후반 9분 김문환-조유민-김진규로 이어지는 짧은 패스로 엄지성이 문전에서 공간을 확보하고 슈팅까지 때렸다.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5분 뒤에는 상대 수비 실수를 틈타 오현규가 시도한 슈팅이 골대 위로 떴다.

후반 21분 황인범 대신 원두재, 엄지성 대신 이재성이 들어갔다.

후반 25분 한국의 가슴을 철렁이게 만든 장면이 잇따랐다. 파라과이의 프리킥 찬스에서 디에고 곤살레스의 왼발 슛이 왼쪽 골대를 강타했다. 튀어 나온 볼을 사나브리아가 텅 빈 골문을 향해 헤더슛한 볼은 크로스바를 스치며 넘어갔다.

   
▲ 오현규가 골을 넣은 후 절묘한 패스를 찔러준 이강인과 포옹하며 공을 돌리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SNS


실점 위기를 넘긴 한국이 후반 교체 투입된 이강인과 오현규의 환상적인 합작골로 달아났다. 후반 30분 하프라인 못미친 부근에서 볼을 잡은 이강인이 상대 수비 사이로 절묘한 침투 패스를 찔러넣었다. 오현규가 라인을 깨고 쇄도해 들어가 이 볼을 잡으며 단독 찬스가 생겼다. 파라과이 골키퍼가 달려나오며 막아보려 했으나 오현규가 가볍게 골키퍼까지 제친 뒤 여유있게 차 넣었다.

오현규는 A매치 6호 골로 다시 한 번 스트라이커로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2골 차로 벌어지자 파라과이가 만회를 위해 공세를 끌어올렸다. 한국은 여러 차례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김승규 골키퍼가 안정적으로 골문을 지키고 부지런한 수비로 남은 시간을 잘 버텼다. 한국의 2골 차 승리로 경기가 끝났다.

한편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2만2206명의 관중이 찾았다. 나흘 전 브라질전에는 6만3237명의 관중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관중 수와 반비례한 한국대표팀 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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