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가계부채 점검회의' 개최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정부가 투기과열지역 및 조정대상지역을 확대하고, 해당 규제지역에서의 가계대출 주택담보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을 강화하는 내용의 대출수요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앞선 '6.27 대출규제'와 '9.7 공급대책'에도 집값이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이재명 정부 출범 넉 달여 만에 세 번째 추가대책을 꺼낸 것이다. 이번 방안 가운데 즉시 시행 가능한 조치들은 오는 16일 즉각 시행된다.

   
▲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금융위원회는 15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된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의 이행을 위한 '긴급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과 은행연합회, 제2금융권 협회, 5대 시중은행, 주택금융공사, 서울보증보험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6.27 대책 이후 가계대출 증가규모는 상당 수준 안정화됐으나, 수도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한 주택가격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금리인하 기대감 등 부동산 상승에 대한 시장의 기대심리가 여전한 상황에서 일부 지역의 과열 양상이 다른 지역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선제적인 대출수요 관리방안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우선 이번 규제지역 신규 지정에 따라 해당 규제지역에서의 강화된 대출규제가 즉시 시행된다. 무주택자와 처분조건부 1주택자의 규제지역 내 적용되는 가계대출 주담대의 LTV 비율이 40%로 강화되고,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에 따라 상가와 오피스텔 등 비담보대출의 LTV 비율도 기존 70%에서 40%로 낮아진다.

전세대출 보유 차주의 규제지역 내 3억원 초과 아파트 취득이 제한되고, 규제지역 내 3억원 초과 아파트 취득자의 전세대출이 제한된다. 1억원 초과 신용대출을 보유한 차주에 대해서도 대출 실행일로부터 1년간 규제지역 내 주택 구입이 제한된다. 또한 주택매매와 임대사업자 외 사업자의 규제지역 내 주택구입 목적의 주담대(사업자 대출)도 제한된다.

수도권·규제지역에 적용되는 주택구입 목적 주담대의 대출한도가 현재 6억원에서 주택가격(시가) 수준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시가 15억원 이하 주택의 주담대 한도는 현행과 같은 6억원이나, 시가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 주택에서는 4억원, 시가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으로 줄어든다. 금융위 관계자는 "수도권과 규제지역 내에서 대출을 활용한 고가주택 구입 수요를 보다 강력하게 관리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도 강화된다. 현재 차주별 대출금리에 1.5% 가산되는 스트레스 금리를 수도권과 규제지역 내에서는 3%로 상향 조정한다. 이를 통해 향후 금리인하시 발생될 수 있는 차주별 대출한도 확대 효과가 일정 부분 상쇄될 수 있을 것으로 당국은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1주택자(소유주택의 지역은 무관)가 수도권과 규제지역에서 임차인으로서 전세대출을 받는 경우, 전세대출의 이자상환분을 차주의 DSR에 반영하기로 했다. 무주택 서민 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1주택자의 수도권과 규제지역 전세대출에 우선 적용하고, 향후 전세대출 DSR 시행 경과 등을 보고 단계적인 확대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밖에 지난달 발표된 은행권 주담대 위험가중치 하한 상향(15%→20%) 시행시기가 당초 예정된 내년 4월에서 1월로 앞당겨진다. 부동산 시장으로의 과도한 자금쏠림 현상을 완화하고 기업과 자본시장 등으로의 자금 공급 확대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 시행 이전에 주택 매매계약 또는 전세계약을 체결한 차주와 대출 신청접수가 완료된 차주 등에 대한 경과 규정 등을 마련해 실수요자들에게 불측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예정"이라며 "금융사들의 대출유형별·용도별 대출 추이 등을 밀착 모니터링하는 한편 이번 방안이 시장에 조기에 안착될 수 있도록 적극 관리해 나갈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와 관계기관들은 "주택시장과 가계부채 대책은 정책적·제도적 노력 못지않게 금융권의 관심과 실천이 매우 중요하다"며 "금융권에서는 주택시장의 불필요한 과열을 유발할 수 있는 과당경쟁은 지양하고 현장의 세세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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