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USA 전시회에서 무인기 GE-STOL 공동개발 계약 체결
스웨덴에 3년간 155㎜ 추진장약 공급 계약도 체결
[미디어펜=박준모 기자]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글로벌 방산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기업과는 무인기 공동개발에 나서는 한편 스웨덴에 155㎜ 모듈형 추진장약(MCS)을 추가 공급하는 성과를 올리며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동시에 입지를 넓히고 있다.

   
▲ 김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사업부장(오른쪽)과 데이비드 알렉산더 제너럴 아토믹스 에어로노티컬 시스템즈 사장이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AUSA 전시회에서 ‘그레이 이글 단거리이착륙(GE-STOL) 무인기 공동개발 및 생산 협력 계약식’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미 육군협회(AUSA) 방산전시회에서 글로벌 무인기 전문기업 ‘제너럴 아토믹스 에어로노티컬 시스템(GA-ASI)’과 단거리 이착륙(STOL) 무인기 ‘그레이 이글-STOL(GE-STOL)’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양사는 GE-STOL 시연기 1대를 개발해 2027년 초도비행을, 2028년에는 첫 인도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엔진·랜딩기어·연료계통 등을, 한화시스템은 항공전자장비와 임무장비를 각각 공급할 예정이다. 

또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GE‑STOL 기체의 조립 및 생산을 위한 국내 생산시설을 설립할 계획이다. 본 사업은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 3000억원 포함 총 7500억원을 무인기 사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계획의 일환이다.

GE-STOL은 기존 그레이 이글에 단거리 이착륙 기능을 추가한 모델이다. 동급 무인기들이 보통 1km 이상의 활주로를 필요로 하는 것과 달리 약 100m의 활주로만으로도 이착륙이 가능하다. 이 특성 덕분에 갑판이 짧은 함상, 야지, 해변, 주차장 같은 환경에서도 운용이 가능하다. 

지난해 11월에는 일반적인 항공모함보다 규모가 작은 우리 해군의 상륙함인 독도함 갑판에서 이륙 테스트를 진행한 바 있다. 헬파이어 미사일 16발을 탑재할 수 있으며 대 무인기 작전, 전자전, 대잠수함전 등 다양한 임무 수행도 가능하다.

GA‑ASI는 향후 10년간 GE‑STOL에 대한 구매 수요가 약 15조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영국 등 NATO 동맹국과 일본, 호주 등이 GA‑ASI 무인기를 운용하고 있다. 주한미군도 그레이 이글을 운용 중이어서 우리 군이 도입할 경우 양측 연합작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도 기대 요소로 꼽힌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한국과 미국이 GE-STOL을 공동 생산함으로써 관련 일자리를 창출하고 항공산업 생태계를 강화할 것”이라며 “한화는 전투기 엔진, 레이더, 항공전자 장비에 이르는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종합 무인항공기업으로 도약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AUSA 전시회에서 스웨덴 방위사업청(FMV)과 3년간의 상호협력 포괄 기본협약과 1500억 원 규모의 155㎜ 모듈형 추진장약 1차 실행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에 따라 한화는 내년부터 향후 3년간 스웨덴에 155㎜ MCS을 추가 공급한다. MCS는 포탄의 사거리에 맞춰 추진력을 조절하는 모듈형 장약 시스템이다. 고정형 장약과 달리 운용 유연성이 뛰어나 최근 155mm 포탄과 함께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이번 두 건의 계약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국과 유럽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GE‑STOL 공동개발과 MCS 추가 수출을 계기로 관련 일자리 창출과 국내 방산 생태계 강화, 수출 확대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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