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추미애, 김동연, 김병주, 조정식
야당 김은혜, 원유철, 유승민, 심재철
현실을 감안하면 추미애 대 원유철 대결 가능성 높아
   
2026년 지방선거는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자리를 누가 차지하느냐에 달렸다. 그 가운데 경기도지사 선거는 여당이자 수성에 나선 민주당이 현직인 김동연 지사를 배제하는 분위기여서 격변이 예상된다.

경기도는 1,400만에 이르는 인구와 61개 국회의원 선거구를 지닌 대한민국 최대 지방자치단체이자 수도권정책의 핵심이라는 정치적 위상을 자랑한다.

또한 경기도지사를 거친 정치인들은 예외없이 대통령 후보반열에 올랐고 마침내 이재명 대통령을 배출, 차기 대권을 꿈꾸는 여야 정치인들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

민주당내 분위기는 현직인 김동연 지사 배제

여권인 민주당은 현재 6~8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참여를 직간접으로 밝히고 장막 뒤에서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이재명 대통령의 첫 내각 구성에서 알 수 있는 후보군은 당내 인사가 주류를 이룬다. 특이한 것은 경기지사 도전에 나선 누구도 현직인 김동현 경기지사를 잠재적 경쟁자로 여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난 민주당 대선후보 경쟁에 나섰던 김동연 경기지사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 이 대통령이 등을 돌렸다는 당내 여론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민주당의 가장 강력한 팬덤이자 지지기반인 ‘개딸’의지지 성향을 보면 극명히 드러난다. 정청래 당대표 선출이후 경계가 드러난 이재명계 개딸이나 문재인(김어준)계 개딸 모두 김동연 경기지사를 민주당 색채와 어울리지 않는 이질적인 정치인으로 치부한다. 그래서인지 여의도를 중심으로 돌고 있는 수많은 지라시에 차기 경기도지사 후보로 김동연 지사 거론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 (왼쪽부터)추미애 국회 법사위원장, 김동연 경기지사, 조정식 의원, 김병주 의원.

이같은 흐름 속에 차기 경기지사 후보로 가장 입길에 오르는 이는 추미애 국회 법사위원장이다. 6선 국회의원으로 경기도 하남을 지역구로 하는 추 위원장은 정청래 당대표 이후 이춘석 의원이 개인 문제로 낙마하자 구원군으로 법사위원장을 맡아 주가를 올리고 있다. 추 위원장측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김동연 지사가 앞서거나 대등한 지지도를 보이고 있음에도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이미 경기도내 31개 시군에 이름은 제각각이나 연락사무소를 둔 것으로 알려졌으며 곧 국회 일정이 마무리되면 정책투어에 나설 계획이다. 정국을 운영하는 여권 핵심인사들도 현재 시끄러운 리더십으로 국회 법사위를 난장으로 만든 추 위원장이 자연스럽게 법사위원장에서 물러나면 나쁘지 않다는 분위기로 알려졌다. 

추 위원장에 이어 역시 6선 의원이자 시흥시를 지역구로 하는 조정식 의원이 출사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그러나 조 의원은 경기지사 자리와 함께 집권당 몫인 차기 국회의장직을 염두에 두고 있어 혼란스럽다. 조 의원의 정치방정식을 이해하는 당내 인사들은 “조 의원의 성품상 모험을 하기보다 당내 낙점만 받으면 가능한 국회의장직을 노릴 것”이라고 추론한다.

대세몰이 추미애에 김병주 대항마

대세몰이에 나서는 추 위원장의 대항마로 떠오른 이는 김병주 의원(남양주)이다. 4성 장군출신으로 보수층에도 어필이 가능한 김 의원은 12.3 비상계엄 진압과정에서 혁혁한 전과를 올려 당내 평가가 최상급이고 그간 각종 매체와 언론에 노출돼 상당한 인지도를 쌓았다. 여기에 경기지사이후 대권도전 가능성을 숨기지 않는 추미애 위원장에 반발하는 당내 인사들이 우호세력으로 자리잡았다. 

당내에서는 ​김 의원의 도전을 민주당 경선이 단순히 경력 평가가 아닌, 경기도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경쟁 프레임’으로 확장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논리로 반기는 분위기다.
이외 세 번 수원시장을 역임한 염태영 의원(수원시 영통)과 3선인 박정 의원(파주) 등이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으나 힘에 부치는 모양이다.

   
▲ (왼쪽부터)원유철 전 미래한국당 대표, 유승민 전 의원, 김은혜 의원, 심재철 전 국회부의장.

김은혜 불출마 고집에 국민의힘 난감

야당인 국민의힘은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인 경기도 지역판세를 뒤집을 후보를 물색 중이다.

우선 떠오르는 인물은 지난 경기지사 선거에서 김동연 후보에게 근소한 차이로 낙선한 김은혜 의원(성남 분당)이다. 윤석열 정부 당시 대통령실 홍보수석을 역임, 단단한 보수층 지지기반을 가졌고 인지도 역시 타후보들에 비해 앞서기에 본인이 결심하면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 자리에 가장 근접했다는 평가다. 문제는 본인이 출마 의지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김 의원은 현직 국회의원으로서 원내 수석부대표를 맡는 등 향후 정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속마음이다. 당내외에서 출마를 강력히 권유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현직 국회의원직을 던지고 출마하겠다는 적극적 자세는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힘의 어려움은 김 의원을 제외하고 물망에 오른 인물들이 모두 전직 국회의원이라는 현실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유승민 전 의원은 고향이자 정치적 근거지인 TK(대구·경북)지역을 떠나 경기지사직을 집요하게 노리고 있다. 국민의힘 당적으로 유지하며 매번 선거 때마다 관심으로 받고 있으나 ‘집 나간 탕자’로 취급하는 국민의힘 당내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하고 있다. 4년 전 경기지사 선거에서도 강력한 출마 의사를 밝혔으나 끝내 부정적인 당내 기류에 뜻을 접었다.
후보간 토론이나 정책 개발에서 보여준 능력과 상관없이 유 전 의원에 대한 당내 거부감은 여전하거나 오히려 악화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국민의힘의 현실적 대안은 원유철

유 전 의원이 집 나간 탕자라면 원유철 전 의원(5선, 평택)은 ‘돌아온 탕자’다. 국민의힘 전신인 신한국당 시절인 15대 국회에 등원한 5선 의원으로 원내대표, 국회 국방위원장, 미래한국당 대표 등 주요 당직으로 섭렵해 여야간 주고받는 정치 셈법에 능하다. 또 경기도의원과 경기도 정무부지사를 지내 현재 거론되는 인물 중 누구보다 경기도정에 밝다. 특히 경기도 토박이로 그의 경기도에 대한 애정은 여야 모두가 인정한다. 

다만 지난 2021년 정치자금법위반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경력이 걸림돌이나 당내에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승리뿐만 아니라, 경기도 내 지역 조직을 재정비하고 2028년 총선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데 원 전 의원이 전격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또 다른 국민의힘 후보로는 5선인 심재철 전 의원(안양 동안)이 출마 가능성을 흘리고 있으나 이미 국회부의장을 지낸 원로급이어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당내외 평가다. 

결국 추미애 대 원유철 가능성

그렇다면 빙빙 돌리는 클리셰를 빼고 여야 유력 후보는 누구일까.
셜록 홈즈는 진실 찾기에 혼란스러운 친구 왓슨에게 “불가능한 경우를 지워나가고 남는 것이, 그것이 아무리 있을 법하지 않은 일이라도 반드시 진실”이라고 단언한다.
셜록 홈즈의 법칙을 참고해 불가능한 경우를 제거하면 현시점에서 ‘추미애 대 원유철’의 대결 가능성만이 남는다.

김진호=미디어펜 부사장 겸 주필
[미디어펜=김진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