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주혜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가 16일 욕설 문자 메시지 논란으로 오전과 오후 내내 파행을 거듭했다. 여야 의원 간 책임 공방이 격화되면서 국정감사는 피감기관의 업무보고 이후 질의조차 시작하지 못한 채 최민희 과방위원장의 결정으로 비공개로 전환됐다.
과방위는 이날 10시 14분께 개의했으나, 40분 만에 중단됐다. 14시 4분에 속개된 오후 회의도 여야 간 고성이 오가며 14분 만에 다시 중단됐다. 최 위원장은 공방이 이어지자 "기자분들은 나가달라"며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하겠다고 선포했고, 곧바로 국감 중지가 선언됐다.
비공개 전환에 앞서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에게 보냈다는 욕설 문자와 관련해 "제가 보냈다는 답신 문자는 허위의 조작된 내용"이라며 "고소·고발했으니 사법적 판단을 받아보자"고 말했다.
|
 |
|
▲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2025년도 국정감사에서 최민희 위원장이 취재진 퇴장을 선언한 뒤 회의가 비공개로 진행되는 가운데 과방위 회의실 문이 닫혀 있다. 2025.10.16./사진=연합뉴스 |
이에 박 의원은 "김 의원이 그 메시지를 공개해서 얻은 건 '국민 찌질이'가 된 것뿐이다"고 맞받았다. 이어 "제가 볼 때 문자 답변 여부는 무의미하다. 본인이 소회의실에서 멱살 잡은 사실을 스스로 인정했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최 위원장은 "김 의원에게만 사과할 수 없다는 이유가 그 욕 때문이라면, 왜 아무 일도 아니라고 하느냐"고 반박했다.
이후 이상휘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은 "위원장이 싸움을 부추기고 있다", "위원장이 재판관이냐"고 항의하며 회의장은 극도의 혼란에 빠졌다.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뒤에도 여야 의원들은 "한 주먹 거리", "너 내가 이겨" 등 원색적인 비난을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박 의원은 이날 오전 신상발언을 통해 "동료 의원에게 욕설한 점은 국민과 동료 의원들께 사과드린다. 다만 김우영 의원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없다"고 밝히며 김 의원이 자신의 욕설 문자에 "이 찌질한 XX야"라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곧장 박 의원의 욕설 문자 발송 주장에 대해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KT 통신기록을 근거로 반박했다. 그는 "9월 5일에는 음성·영상 통화기록이 있고, 문자 발신 내역은 9월 6일자"라고 설명했다.
결국 이날 과방위 국정감사는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피감기관의 업무보고만 진행된 채 질의 한 건 없이 종료됐다.
[미디어펜=김주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