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소윤 기자]송파구 대표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송파한양2차가 시공사 선정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합이 재입찰을 결정하면서 GS건설의 개별 홍보 논란이 일단락된 가운데, 약 6900억 원 규모의 '대어급' 정비사업을 둘러싼 시공사 선정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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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송파한양2차 아파트 재건축 조감도./사진=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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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업계에 따르면 송파한양2차 재건축조합은 최근 대의원회를 열고 '시공자 선정 1차 입찰 결과 유찰·무효 결정의 건'을 상정, 표결 끝에 '유찰'로 최종 의결했다. 조합은 재입찰 공고를 내고 12월 중 입찰을 마감, 내년 1월 시공사 선정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송파한양2차는 1984년 준공된 10개동 744가구 규모의 노후 단지로, 재건축을 통해 지하 3층~지상 35층, 15개동 1346가구 규모의 신축 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잠실권 핵심 입지에 위치한 만큼 향후 송파구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단지'로 재탄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공사비는 3.3㎡(평)당 790만 원, 총 6856억 원으로 책정됐다.
앞서 조합은 지난 7월 첫 입찰공고를 내고 GS건설, 포스코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 등 주요 대형 건설사들의 관심을 끌었다. 송파권 핵심 입지에 약 7000억 원에 달하는 규모를 고려하면 시공권 경쟁이 치열할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지난 9월 입찰을 마감한 결과 GS건설만 단독 참여하면서 입찰이 유찰됐다. 이후 HDC현산이 GS건설의 입찰지침 위반을 문제 삼으면서 '입찰 무효'를 주장, 논란이 불거졌다. HDC현산측은 GS건설이 일부 조합원을 단지 인근 식당에서 만나 개별홍보를 진행했다며 조합 측에 입찰 자격 검토를 요청했다.
서울시 공공지원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기준 제10조 및 제15조, 그리고 조합이 배포한 입찰 안내서에는 조합원 개별홍보 금지 조항이 명시돼 있다. 이에 송파구청도 GS건설의 개별 접촉 사실을 확인하고, 조합에 관련 규정 준수를 요구했다.
이후 조합은 법무법인 자문을 통해 사안을 검토했다. 자문 결과, 일회성 모임 추진만으로 입찰을 무효로 보기는 어렵다는 해석이 내려졌다. 이에 따라 조합은 1차 입찰을 '유효'로 판단하고 재입찰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법적 하자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업이 다시 정상 궤도에 올라서면서 시공사 구도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GS건설은 법적 리스크가 해소된 만큼 2차 입찰 참여 의지를 굳힌 상태다. 조합 내 신뢰 회복과 함께 재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재입찰마저 유찰될 경우 GS건설의 '무혈입성' 가능성도 거론된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르면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2회 이상 유찰이 발생하면 조합은 단독 입찰한 건설사와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다.
HDC현산의 참전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HDC현산은 송파한양2차의 초기 단계부터 사업성 등을 꾸준히 검토해온 건설사로, 재공고 조건 등을 살핀 이후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HDC현산 관계자는 "입찰 참여 여부를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단계"라고 전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정이 늦어지는 듯 했으나 조합이 빠르게 재입찰을 추진하는 만큼, 사업 추진 동력은 되살아난 상황"이라며 "건설사 간 경쟁 구도 형성에도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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