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하 기자] 한국콜마가 장기간 이어졌던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에 마침표를 찍는 분위기다.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이 콜마비앤에이치의 중장기 비전 설계를 담당하기로 하며 사실상 경영권을 가져왔다. 윤여원 사장은 사회공헌 활동을 맡기로 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모양새다. 다만 창업주인 윤동한 회장이 윤 사장 편을 들며 윤 부회장을 상대로 한 주식 반환 소송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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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콜마종합기술원./사진=한국콜마 제공 |
17일 업계에 따르면 콜아비앤에이치는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고 이승화·윤상현 대표이사 선임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이승화 사내이사와 장남인 윤 부회장, 여동생 윤 사장까지 3인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표면적으로는 권한을 분산한 구조지만 실제 운영상 주도권은 윤상현 부회장 측으로 쏠리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승화 신임 대표는 사업과 경영 전반을 이끈다. 이 대표는 CJ제일제당 경영리더, CJ 부사장, CJ 프레시웨이 상무, 베인앤컴퍼니 이사 등을 역임한 전략 전문가다.
윤 부회장은 무보수로 대표이사직을 맡아 내년 3월 정기 이사회까지 중장기 비전수립과 전략 자문 등으로 새 체제 안착을 돕기도 했다.
윤 사장은 대표직을 유지하되 대외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경영을 중심으로 사회적 가치 창출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는 경영 의사결정에서 사실상 배제되는 셈이다.
콜마비앤에이치 관계자는 "전문성을 강화한 3인 각자 대표이사체제 전환을 통해 생명과학 중심의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체질을 변화시킬 방침"이라고 말했다.
3인 대표체제로 전환함에 따라 콜마그룹 오너가 갈등은 장남의 뜻대로 조정되며 수습되는 분위기다.
다만 가족 간 갈등은 끝나지 않았다. 증여 주식 반환 청구 소송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남매 갈등은 작년 말부터 본격화됐다. 윤 회장이 보유한 지분의 증여·회수 문제를 둘러싸고 법적 다툼까지 이어졌다. 특히 윤 회장이 아들 윤 부회장에게 증여한 주식의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콜마홀딩스의 지배구조 불안이 시장의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부상했다.
법원 판결에 따라 지배구조는 다시 재편될 가능성이 있으며 관련 첫 심문기일은 오는 23일이다. 29일엔 콜마홀딩스 이사회 개편을 둘러싼 임시주총도 예정돼 있다.
재계에서는 이번 인사로 그룹 내 의사결정 체계가 보다 명확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부회장은 이미 콜마홀딩스, 콜마비앤에이치, HK이노엔 등 주요 계열사 이사회에 전략 자문 역할로 참여해 왔다.
업계 관계자는 "겉보기엔 봉합이지만 내적으로는 힘의 균형을 정리하는 과정일 뿐"이라며 "결국 윤상현 부회장이 그룹의 명실상부한 리더로 자리매김 하느냐가 핵심 변수"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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